조선업계 불황타개 등 위해 진출
대우·삼성·현대 ‘빅3’ 성적표 초라
기술력과 실적 부족해 수주 한계
대우·삼성·현대 ‘빅3’ 성적표 초라
기술력과 실적 부족해 수주 한계
조선업계의 ‘차세대 먹거리’ 풍력발전기는 언제쯤 시원하게 돌까.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 등 조선 ‘빅3’가 의욕적으로 뛰어든 풍력발전 시장에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후발주자여서 기술력이 부족한데다 세계적인 풍력발전 불황 ‘역풍’을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빅3’의 성적표는 초라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170메가와트(MW) 규모의 풍력단지 등을 수주했고, 현대중공업은 25기, 50MW를 생산 설치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보다 더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세계풍력시장은 불황 중에도 설비 기준으로 2010년 3만8800MW에서 2011년 4만500MW로 1700MW 정도 늘었다. 올해도 4만MW 이상 설비가 증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다 보니 연산 500~600MW 수준의 ‘빅3’ 공장가동률은 공개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다. 현대중공업은 16MW 규모를 만들고 있고, 삼성중공업은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외에 자회사를 둔 대우조선해양은 국내에 공장이 없다.
이들이 풍력발전기 시장에 본격 뛰어든건 2008년부터다. 경기 불황으로 조선업은 부진해지는 반면 신재생에너지는 ‘녹색 성장’ 열풍으로 시장이 커가자 뛰어들었다. 생산원리도 비슷해 자신감도 있었다. 배의 프로펠러를 움직여 물에서 나아가게 하는 원리는 블레이드(풍력발전기 날개)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와 큰 차이가 없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세금지원 등 날로 커가는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볼 때 풍력 발전은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했다.
업계는 수주 저조 원인을 장기적으로 발전설비를 운용한 실증 기록인 ‘트랙 레코드’ 부족 탓으로 돌린다. 수십년 역사를 가진 유럽 업체 등과 안정성 면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스코틀랜드 해양풍력 시장에 진출하는 등 실적을 쌓고 있어 곧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낮은 풍속에서도 발전이 가능한 ‘저풍속형’ 발전기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빅3’가 경쟁력을 갖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풍력 산업은 전기를 장기간 팔아서 수익을 내는 구조라, 배를 팔고 한번에 돈을 받는 것과는 다르다”며 “빅3가 큰 사업을 추진하다 검증 과정에서 멈추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도 “빅3가 정부 연구개발 자금을 많이 썼는데도, 가격경쟁력 등에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임택 한국풍력산업협회장은 “대기업들이 인적 자원도 축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이나 해양플랜트 부문에 견줘 실적이 단기간에 나지 않으니 인사 이동이 잦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경영자들이 미래 먹거리라고 막연하게 생각만 하지, 정작 의지는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박정희의 화법 ‘나는 저놈만 보면 소화가 안돼’
■ 낸시랭 ‘MB와 고양이’ 그림…누리꾼 “톰과 제리네”
■ 억만장자 주커버그, 신혼여행 점심이 ‘맥도날드’
■ 자식이 제일 무서운 이유
■ [화보] 빙수야, 팥빙수야~ 녹지마 녹지마~
■ 박정희의 화법 ‘나는 저놈만 보면 소화가 안돼’
■ 낸시랭 ‘MB와 고양이’ 그림…누리꾼 “톰과 제리네”
■ 억만장자 주커버그, 신혼여행 점심이 ‘맥도날드’
■ 자식이 제일 무서운 이유
■ [화보] 빙수야, 팥빙수야~ 녹지마 녹지마~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