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벤처기업인’ 유명세 2000년 구속전까지 활용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지난 2000년 미래저축은행의 전신인 ‘대기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하면서 이른바 ‘수지김 사건’의 장본인이자 ‘윤태식 게이트’로 유명한 윤태식 전 패스21 대표를 회장으로 추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87년 발생한 ‘수지김 사건’은 수지김(본명 김옥분)의 남편인 윤씨가 홍콩에서 부인을 살해한 뒤 처벌이 두려워 월북을 기도하다 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 체포돼, 납치기도를 이겨낸 반공투사로 미화된 ‘조작사건’이다. 그 뒤 윤씨는 국내에 들어와 지문감식 첨단 기술을 가진 유망 벤처기업인으로 변신해 정·관계 및 언론계에까지 돈과 주식을 뿌리며 사업을 벌이다 지난 2001년 10월 살인과 사기혐의로 기소됐다.
윤씨가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 추대대 활동하던 시기는 2000년 3월부터 검찰에 구속되기 전까지다. 김 회장은 2000년 초 당시 제주도에 있는 ‘대기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해 그해 3월 ‘미래상호신용금고’로 이름을 바꿨다.
미래저축은행 전직 고위 관계자는 10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김 회장이 2000년 3월 윤씨를 ‘고향후배’라고 소개한 뒤 회장으로 영입했다”며 “나중에 총리를 지낸 서울대 법대 ㅇ교수와 셋이서 자주 제주도를 방문하곤 했다”고 밝혔다. 실제 윤씨는 당시 제주지역 언론과 취임 인터뷰에서 “미래금고에 신기술을 도입해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고 제2금융권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 회장직을 수락했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김 회장이 윤씨를 영입한 배경은 유망 벤처기업인이었던 그를 내세워 영향력과 사업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알려졌다.
또 다른 미래저축은행 인사는 “자금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김 회장이 대기금고를 인수할때 차명(동생명의)을 이용했다”며 “2010년 10월에야 김 회장이 지분 61%를 본인 명의로 취득했고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한때 김 회장이 윤씨의 자금을 대신 관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재명 송경화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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