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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12월 무역흑자 40억달러라더니…경기전망도 속았다

등록 2012-02-19 19:51수정 2012-02-19 22:22

지난해 ‘12월 무역수지’ 발표 오류
지난해 ‘12월 무역수지’ 발표 오류
실제론 23억달러…기막힌 통계오류
정부 “한 업체, 원화를 달러로 신고”

정부가 실제보다 갑절 가까이 부풀려진 무역흑자 통계를 발표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정부 통계의 신뢰도 추락은 물론 엉터리 수치를 근거로 낙관적인 경제 전망을 내놓은 데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19일 관세청 집계(2월15일 기준)를 보면, 지난해 12월 수출액은 477억달러, 수입액은 454억달러로, 무역수지 흑자가 23억달러로 나타났다. 정부가 애초 발표한 ‘속보치’보다 실제 무역흑자 폭이 무려 17억달러나 작은 규모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1일 발표한 12월 수출입 동향(속보치)에서, 수출액이 월간 사상 최대치인 497억달러를 나타내며 4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고 밝힌 바 있다. 수입 쪽의 최종 집계는 속보치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수출액이 19억달러 이상 줄었다. 이에 따라 수출 증가율은 속보치(12.5%)보다 훨씬 낮은 한자릿수(8.2%)에 머물렀고, ‘월간 최대 수출액’도 결과적으로 거짓 발표를 한 꼴이 됐다.

관세청은 “수출입 동향 속보치는 업체들의 신고액 기준으로 발표한다”며 “12월 신고액 중 중견 철강업체(핫코일) 한 곳에서 달러가 아닌 원화로 잘못 신고하는 바람에 수출액이 과대계상됐다”고 해명했다. 한 수출업체의 실수로 실제 10억원어치 수출이 10억달러로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월간 수출입 동향은 유럽 재정위기의 실물경기 여파를 가늠할 중대 변수여서, 어느 때보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지표다. 당시 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 등 경제 부처는 물론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12월 속보치를 들어 “수출이 예상보다 선전하고 있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어처구니없는 통계 오류가 정부와 시장 참가자들의 잘못된 경기 판단으로 이어진 셈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관계자는 “미세한 오차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전체 무역수지와 맞먹는 차이가 나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며 “수출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진 건 분석 방향에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무역수지는 20억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관세청 통관기획과 관계자는 “속보치와 확정치는 얼마간 차이가 나기 마련인데, 이번엔 오류 신고액이 컸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속보치의 신고 오류를 보정해 매달 15일께 전달 확정치를 발표한다. 이 수치를 정부 부처와 국내외 연구기관에서 공식 통계로 활용한다. 그러나 이번 통계 오류는 실제 선적 실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발견돼 확정치에도 수정·반영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 경제연구소 거시분석팀장은 “수출입 동향은 대외적으로도 관심이 큰 수치여서 정부 통계의 신뢰가 달린 문제”라며 “일회성 실수인지, 구조적인 문제인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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