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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골드만삭스 “한국 가계부채 연착륙 가능성”

등록 2012-02-07 22:08

“소득대비 이자비중 안정적…통화정책 신중히” 지적
국내기관 “부채 900조원 육박” 위험성 강조와 대조
각종 경제연구소는 물론 정부 당국마저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가운데, 국제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이례적으로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연착륙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놔 시선을 끌고 있다.

7일 골드만삭스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2002년 이후 한국 도시근로자의 가계소득 대비 대출이자 비중이 금리안정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로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가계부채가 가계재정의 큰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과 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에 따라 “한은이 앞으로도 가계부채를 고려해 통화정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를 보면 지난해 3분기 2인 이상 도시 근로자 가구의 이자비용은 10만2627원으로 전체 소득(433만5289원)의 2.4%를 차지했다. 소득 대비 이자비용은 1998년 3분기 3.36%에서 2002년 4분기 1.14%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2008년 4분기 다시 2%대로(2.16%) 올라선 이후 수년째 2% 초중반에 머물러 있다. 가계의 이자부담이 2000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가계부채 문제는 증가속도가 워낙 가파른데다 질도 취약해지고 있는 탓에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지적돼 왔다. 2002년 이후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5.9%)을 훨씬 웃도는 연평균 8%대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도 매달 전년 동기 대비 8~9%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에는 900조원(한국은행 가계신용 통계 기준 892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고금리의 제2금융권 대출, 신용대출과 생계형 대출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부실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이 때문에 정부도 지난해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을 내놓고 속도조절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당장 최악의 상황은 아니지만 세계 경제위기로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한계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이자부담이 안정적인 건 사실이지만, 물가와 금리가 오르는 상황이고, 점차 주택담보대출의 원금상환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 연착륙 가능성을 쉽게 예단할 수 없다”며 “가계부채는 고혈압과 같아 한번 터지면 충격이 걷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계금융조사를 보면, 이자에 원금상환 부담까지 고려할 경우 가계 가처분 소득의 18.3%에 이른다. 1년 새 2.2%포인트 늘어난 규모다. 특히 소득 하위 20% 저소득층의 경우 가처분 소득은 9.6% 감소했지만 원리금 상환액은 60% 가까이 늘었다.

골드만삭스가 보고서에서 “이번 데이터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개될지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한 지표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일부 부채가 과다한 가구의 파산에 따른 파생적인 위험 우려까지 해소해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편에서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그동안 올해 경기둔화가 본격화되면서 가계소득이 감소하게 되면 가계부채의 심각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는데 최근 골드만삭스가 세계 경기는 물론 한국 경제 전망도 다소 낙관적으로 수정하면서 가계부채 연착륙 가능성을 언급한 배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지난 6일 내놓은 또다른 보고서에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철회하고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회복되고 있는데다 유럽 금융상황도 개선 징후가 뚜렷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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