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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겨울철 한파사고에 덜덜…이런 ‘든든 보험’ 있었네

등록 2012-02-02 20:24

차보험때 2만~3만원 특약
긴급출동 서비스 혜택 다양
시골에선 농작물 재해보험
수도 동파사고 보상 상품도
동장군이 기승을 부린 2일 아침, 보험사 고객센터는 몸살을 앓았다. 영하 17℃의 강추위에 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연료 공급장치가 얼어붙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며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구하는 전화가 평소보다 8~9배 가량 급증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지원인력까지 동원해 통상 인력의 1.5배를 운영하는 긴급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신고 접수가 폭증해 보통 15분 이내면 사고현장에 도착하던 것이 이날은 한시간 가까이 걸리면서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평상시 긴급출동을 요구하는 신고의 40~50%만 시동 불능 사유였는데 이날은 80% 이상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31일과 1일에 긴급 출동 신고 접수가 1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자동차 긴급출동서비스 특약은 90% 이상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자동차 보험에 가입할 때 2만~3만원 정도만 더 내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보험사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배터리 충전, 비상급유, 타이어펑크, 부동액 보충 등을 해준다. 긴급출동 접수는 기온이 영하 5℃ 밑으로 떨어지는 강추위에 특히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하 4℃ 이상일 때는 신고 접수가 하루 평균 4만여대에 그치지만, 영하 5℃ 이하로 떨어질 경우 두배(최대 8만대) 가량으로 늘어난다.

이상기온으로 해마다 겨울 한파가 매서워지면서 이로 인한 각종 피해를 보상해주는 보험 상품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겨울철 피해인 수도관 동파사고도 보상이 가능하다. 주택종합보험 특약에 가입할 경우 기본담보인 화재위험에 급배수설비 누출로 인한 손해까지를, 실제 발생한 피해액 범위 안에서 보상받을 수 있다. 보험개발원 자료를 보면, 수도관 파열 사고의 절반이 12월~2월에 집중된다. 1일 오후 5시부터 2일 오전 5시 사이 수도관이 동파했다는 신고만도 평소보다 10배 가량 많은 73건이 접수됐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강추위로 과수나무가 얼어 죽거나 개화시기가 늦어져 생산량이 뚝 떨어질 경우를 대비한 보험상품이다. 농협 보험은 추위에 약한 복숭아와 포도를 대상으로 냉해 피해를 받을 경우 줄어든 수확량은 물론, 나무 피해 자체까지 보상해 주고 있다. 보험료의 50% 이상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구조여서 농가는 25% 수준만 부담하면 된다. 현재 가입대상 면적의 40% 가량이 이 보험에 들어있다.

김은형 농협보험 차장은 “실제 피해여부는 꽃눈이 올라오는 봄이 되야 확인할 수 있어 올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긴 어렵다”면서도 “지난해 두 작물의 보험료가 42억원인데 견줘 보상액은 284억원에 이를 정도여서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농협은 이 밖에도 수박·딸기·오이·토마토 등 9개 작물에 대해 태풍, 가뭄 등 각종 자연재해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직 보험 선진국에 견줘 가입대상도 좁고 상품의 종류도 부족하지만 갑작스런 기상악화 등에 대비한 안전장치로 ‘날씨 보험’을 내놓은 보험사들도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예컨대 기상 악화로 눈이 내리지 않은 경우 매출 손실을 입은 스키장의 재정손실을 보상하거나 연예인이 날씨 탓에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할 때 피해를 보상해주는 ‘행사취소보험’도 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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