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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중국 고품질 농산물값도 한국의 10~50%수준
“농가피해 고려 한-중FTA 제한적 추진을”

등록 2012-01-26 18:44수정 2012-01-2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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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빈 교수 2000~2009년 비교
전문가들 “민감품목 제외·점진적으로 개방을”
국책연구원도 “10년간 2조3천억 생산 줄듯”
정부, 최근 5년 자료 비공개…“비밀주의 깨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앞두고, 우리 농업의 파국을 막으려면 특정 분야나 품목을 대상으로 ‘제한적’ 협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이 제기됐다. 우리 농축산물은 중국 동북지역에서 생산하는 같은 품종의 질 좋은 농축산물보다 2~10배가량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임정빈 서울대 교수(농경제사회학부)가 최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에 제출한 ‘한·중 에프티에이 협상에 대응한 농업부문 대응전략’ 보고서를 보면, 2000~2009년 10년 동안 우리와 중국의 농축산물 평균 가격을 비교했더니 한국의 과일류는 7.4배나 비쌌고 곡물류는 5배, 채소류는 5.7배 더 비쌌다. 육류는 우리가 1.5배 더 비쌌고, 기타 품목들도 4.2배 이상 우리 것이 가격이 높았다.

품목별 가격(<표> 참조)을 보면, 전면 시장개방 때 도저히 경쟁이 될 수 없는 상황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배는 중국의 8.9배나 됐고 포도는 7.2배, 사과는 6.1배에 이르렀다. 곡물류에선 쌀값이 5.1배, 보리는 5.9배, 옥수수는 7.1배나 됐다. 채소류도 마늘이 6.9배, 건고추가 4.7배, 양파가 4.2배로 나타났다. 축산물에선 쇠고기가 5.3배 비쌌고, 돼지고기·닭고기는 각각 1.8배 높았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동북지역은 농산물 생산·소비구조가 우리와 유사한데다 최근엔 품질도 급상승하고 있어, “중국과 일반적 의미의 에프티에이를 체결하고 대다수 품목에 대해 관세를 철폐할 경우 우리나라의 농업생산 기반이 붕괴될 충격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임 교수는 우려했다. 몇몇 품목만 민감하게 다뤄진 미국 및 유럽연합과의 에프티에이와 달리, 한-중 에프티에이는 곡물류·채소류·과일류뿐 아니라 특작과 한약류, 축산물 등 대부분의 농축산물이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과의 에프티에이 협상에서는 모든 품목을 대상으로 하는 ‘포괄적’ 협정이 아니라, 농산물 전체의 일정 비율을 협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제한적’ 협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임 교수는 제안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2009년 작성한 ‘한-중 에프티에이 협상 대비 품목군별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국내 이해부문 간의 갈등 해소 및 피해 보전 대책이 수립되고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된 이후 추진돼야 한다”며 “민감한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한 분야부터 점진적으로 시장을 개방하는 ‘낮은 수준의 에프티에이’로 출발할 것”을 제안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쌀을 뺀 모든 농산물의 관세를 철폐할 경우 10년 뒤 우리 농업생산액이 최대 2조3585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한-미 에프티에이의 생산 감소 추정액인 연 8800억원의 3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연구원은 해마다 한-중 에프티에이의 농업 피해 규모를 추정하고 있으나, 정부의 지시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2006년을 마지막으로 한-중 에프티에이 피해 규모 추정과 관련한 어떤 자료도 내놓지 않고 있다.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은 26일 ‘한-중 에프티에이 구조적 문제’ 보고서에서 ‘농업에 지대한 영향을 줄 협상을 하면서 농업계 의견 수렴이 전무했고 국책연구기관들이 농업 피해 연구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비밀주의와 독단적 추진 행태를 비판했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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