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성수품 18개 품목, 최근 5년 평균값보다 13.8%↑
정부 관리대책 발표에도 설 앞둬 가격 불안요인 커
정부 관리대책 발표에도 설 앞둬 가격 불안요인 커
설 성수품과 일부 농수산물 값이 꿈틀대고 있다. 정부의 물가관리 대책 발표에도 또다시 연초부터 고물가 양상이 재연될까 우려된다.
8일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집계를 보면, 올해 주요 설 성수품 가격이 예년 평균보다 10%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설 성수품 18개 품목의 가격(6일 경락가격 기준)은 최근 5년간 설 직전 21일간 평균가격보다 13.8% 높았다.
농산물 가운데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밤(40㎏·17만원)으로 66%나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이어 건대추(59%), 배(47%), 마늘(44%), 사과(37%) 등 차례로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배추·무·양파·대파 등의 값은 크게 떨어져 5년 평균가격의 50~70%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견줘 크게 오른 품목은 사과·밤·대추 등이었다. 후지 사과(상품 15㎏) 거래가격은 5만3629원으로 지난해(설 직전 3주간 평균가격)보다 17.8% 올랐다. 밤(상품 40㎏)은 9만5000원에서 17만원으로 78.9%나 뛰어올랐고, 대추(상품·14㎏)는 13만5000원으로 35% 상승했다. 지난해 긴 장마와 이상기후 탓에 과일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의 한 구매담당자는 “전반적으로 생산량이 준데다 품질도 썩 좋지 않아 주로 상품·특품 가격이 오름세”라고 말했다. 올해 설 차례상 비용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는 지난해보다 7.6% 오를 것으로 보고 있지만, 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7.1%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농수산물 값도 출렁이고 있다.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주간 상승률을 보면, 포도(수입), 깐쪽파, 꽃양배추, 배추얼갈이, 영양부추, 셀러리, 풋고추, 부추(재래종) 등이 많게는 68%에서 적게는 41% 올랐다. 수산물 중에서는 자연산 넙치, 아귀, 수입 바지락, 문어, 냉동 참치 등이 20~84% 급등했다.
이처럼 농축수산물 값이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로 전환한데다 성수기인 설 명절을 앞두고 있어 가격 불안 요인이 만만치 않은 상태다. 농산물 물가지수(전달 대비)는 지난해 8월까지 급등하다 9월부터 석달 연속 내렸다가 지난달에 다시 0.6% 상승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월은 의료수가 인상(2.2%)과 설 명절 농축수산물 수요 증가 등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선제적인 수급 관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협 쪽은 아직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농협하나로클럽 관계자는 “배추와 무 등 주요 농산품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한파 등 날씨 여건도 지난해보다 좋은 편이고 설을 앞두고 비축 물량도 많이 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량과 비중이 크지 않은 일부 품목이 급등락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회승 박현 최현준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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