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 창업·은행경쟁 탓
연체율 올라 ‘뇌관’ 우려
연체율 올라 ‘뇌관’ 우려
올해 들어 5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소호대출)이 지난해에 견줘 두 배 넘게 늘면서 대출 잔액이 100조원을 넘었다.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의 자영업 진출과 은행들 간의 과열경쟁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18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개 시중은행의 대출 현황을 보면, 지난달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92조8000억원)에 견줘 10조원(10.8%)이나 급증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율(4.2%)을 크게 앞지른 것은 물론 규모도 지난해 증가액(4조1000억원)의 두 배 이상에 이른다.
자영업자 대출은 2007년 이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지만,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 그 원인은 중·고령층의 창업 열풍과 맞닿아 있다. 1955~1963년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뒤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자 창업에 뛰어들면서 올해 들어(11월 말 기준) 자영업자 수가 13만명 넘게 늘었다. 은행들도 이런 흐름에 편승해 새상품을 내놓고 대출보증을 확대하는 등 자영업자 대출을 확대했다. 또 금융당국이 지난 8월 이후 가계대출을 억제하자 일부 은행들이 대출증가 한도를 맞추기 위해 개인 신용이나 주택담보대출로 빌리던 자영업자들의 사업자금을 기업대출로 분류되는 소호대출로 전환하도록 유도한 영향도 있다.
여기에 기존 가계대출의 절반가량을 자영업자가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어, 자칫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이 국내에 본격화되면서 자영업 기반이 흔들릴 경우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 2분기를 저점으로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 하나은행의 올해 3분기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1.08%)은 가계대출 연체율의(0.45%)의 두 배를 훌쩍 뛰어 넘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들어 백화점·대형마트의 매출마저 줄어들 정도로 경기가 안 좋아 지고 있다”며 “자영업 업종은 경기 민감성이 높은 만큼 내수침체가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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