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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조중동에 종편 안겨주더니
이젠 ‘종편 시중들기’ 무리수

등록 2011-12-09 20:40수정 2011-12-0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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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 나선 최시중
언론계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종편의 엄마’로 불린다. 종합편성채널 탄생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먹거리(광고)와 집(황금채널) 등까지 주도면밀하게 챙겨주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시청률이 채 1%도 안 되는 종편의 불안한 출발에 속이 탄 엄마가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종편 밀어붙이기’가 이제 2라운드인 ‘종편 키우기’로 진입하는 모양새다.

그의 빗나간 종편사랑은 이미 예견됐다. 최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정신적 후견인)로 불린다.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 대학 동기이다. 이상득·이재오 의원 등 이 대통령의 최측근들로 구성된 ‘6인회’ 멤버였다. 6인회는 2007년 대통령 선거 때 이명박 캠프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였다. 최 위원장은 <동아일보> 정치부장과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 회장을 지냈다. 이런 이력이 보여주듯, 정치적 논리가 몸에 배어 있다는 평이다.

이처럼 정치적인 인물이 방송통신위원장 자리를 꿰찼다. 방통위원장은 공영방송사 사장 인사나 방송 정책을 다루기 때문에 엄결한 중립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정반대의 인사가 이뤄진 것이다.

최시중 위원장의 지난 4년 최대 업적(?)이라는 ‘종편 출산’은 대통령이 그를 간택한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조중동에 방송까지 안겨 이들과의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집권연장에 유리한 방송환경을 만들라는 대통령의 특명을 받들듯, 최 위원장은 시종 종편에 골몰했다.

한나라당이 조중동 종편을 가능케 하는 법안을 날치기 통과시킨 뒤 불거진 절차적 시비가 마무리되지 않았음에도 그는 2010년 11월 종편 사업자 선정 일정 안건을 전체회의에 올려 의결시켰다. 일정을 마냥 늦추는 것은 방통위의 직무유기란 게 그가 내세운 논리였다.

국민 살림에 직접적인 부담이 가는 수신료도 최 위원장에겐 종편 먹거리란 의미가 컸다. 지난해 1월 기자간담회에서 “수신료를 인상하면 7000억~8000억원 규모의 광고가 민간 시장으로 이전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민간’이란 종편을 말한다. 그는 지난 6월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는 종편을 아예 아이에 비유해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종편채널이라는 하나의 아이를 낳은 만큼, 걸음마까진 각별하게 보살펴 안착할 수 있는 수준에서 지원하겠다”고 노골적으로 지원 의사를 드러냈다.

광고 규제 완화를 통한 광고 시장 키우기에도 강한 의욕을 보였다. 지난해 말 방통위의 새해 업무보고에서 국내 광고시장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0.74%에서 5년 안에 1.0%로 높여 13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새로 태어날 종편 먹거리 마련을 위해 과감하게 광고 규제를 풀겠다는 말로 풀이됐다.

방송의 공공성 훼손을 막기 위해 종편도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을 통해 광고 수주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끝내 귀를 막았다.


보수신문 4곳에 종편을 내준 뒤 최 위원장은 방통위 권한 밖인 채널 배정에도 손을 뻗쳤다. 채널 배치는 에스오(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고유권한임에도 그는 종편이 지상파에 인접한 황금채널을 받을 수 있도록 측면지원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종편 채널 배치와 관련해 “행정지도를 통해서라도 종편들에 낮은 번호의 채널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채널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지난 10월 마지막 일요일인 30일에 최 위원장은 티브로드 등 4개 에스오 사장단을 방통위에서 직접 만났다. 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종편과 에스오들이 채널협상 과정에서 서로들 이기적으로 자기 입장만 내세우는데,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달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만남 이후 종편 4곳은 10번대 황금채널을 받는 것으로 협상을 최종 마무리하며 개국 방송을 시작했다.

종편에 어려움이 닥치는 고비마다 언제나 그가 해결사였다. 그가 이 대통령을 향하여 자주 쓴다는 “바람이 불면 병풍이 되겠다”는 말은 오히려 종편 4사와 그 대주주인 보수신문에 더 맞춤해 보인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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