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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적금·보험 깨서 가계빚 갚는다

등록 2011-12-04 20:39

원리금 상환·연체율 압박
중도해지·보험해약 늘어
고물가와 전셋값 상승으로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시기까지 닥쳐오면서 적금이나 보험을 깨는 사례가 늘고 있다.

4일 신한은행 사례를 보면, 지난해 매달 4만여개를 밑돌던 적금 중도해지 계좌가 올해 7월엔 4만4500개, 8월엔 5만2000개, 10월엔 4만8800여개 등 25% 가까이 늘었다. 우리은행에서도 지난해 12월 2만9000개에서 올해 10월엔 4만7000여개로 65%나 급증했다. 국민은행의 해지 건수 역시 지난해에 견줘 20% 가량 증가했다.

보험 해약도 줄을 잇고 있다. 보험료를 내지 못해 보험계약이 효력을 잃거나 계약을 해지한 건수는 업계 전체적으로 지난 7월 44만7000건, 8월 51만8000건, 9월 43만8000건에 달했다. 주로 자금 조달이나 보험금 납부 부담 등 경제적 이유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새로 가입하는 계약은 지난해 4∼8월 654만여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엔 543만여건으로 100만건 가까이 줄었다.

가계의 소득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세값 인상에 따른 주거비 부담, 높은 물가 오름세 등으로 생계비 지출수요가 늘어난 데다, 특히 올해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 압박이 커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상환 능력 취약 대출’(대출 잔액>연간 소득 4배)의 만기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사이에 34.8%나 집중돼 있는 점도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은 이자만 내다가 거치기간 종료에 따라 원금을 본격적으로 갚아나가야 하는 처지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가계대출 연체율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시중은행들의 연체율은 올해 2~3분기를 기점으로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0.29% 수준이던 가계대출 연체율이 올해 1분기 0.31%, 2분기 0.36%, 3분기 0.45%로 상승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진던 2009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대출상환 연체 사례 가운데 절반가량은 원금상환 개시 이후 10개월 이내에 발생한 경우”라며 “원금상환 개시로 가계의 채무부담이 일시에 높아지게 되면 대출부실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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