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10월 산업활동동향’
설비투자 전달보다 12.1% 급감
“유럽 재정위기 등 변수로 작용”
설비투자 전달보다 12.1% 급감
“유럽 재정위기 등 변수로 작용”
지난 달 설비투자가 두자릿수 감소율을 나타냈다. 재고 증가율은 올 들어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산업 생산과 경기 지표가 일제히 하락하며 경기 둔화 흐름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0.7% 감소해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서비스업과 내수가 다소 개선됐지만, 수출 부진이 두드러졌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에 그쳤다. 지난 7월(21.1%)·8월(25.5%)·9월(18.8%)에 비해 증가율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국외 공장의 수요 감소로 자동차 생산이 크게 줄었다. 반도체와 부품·화학제품 등의 생산은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전달 보다 12.1% 감소했다. 2003년 1월(-15.5%)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도 11.9% 줄어 2009년 8월(-15.2%) 이후 가장 높았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9.5%로 2년여 만에 80%대를 밑돌았다. 전달보다 1.8%포인트 하락하며 지난해 1월(79.3%)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재고는 전달보다 3.2% 증가한 반면 출하는 1.7% 감소하면서 재고율(재고/출하)이 5.4%포인트나 상승했다. 재고 증가율은 지난 4월부터 7개월째 출하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특히 지난 달 재고 증가율(14.8%)은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출하 증가율(4.0%)의 3.5배에 달했다. 정규돈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70%대로 내려왔지만 지난 10년 간 평균 가동률이 79.3%인 점을 감안하면 크게 낮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향후 경기를 몇 개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와 미래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나란히 두 달 연속 하락했다. 경기가 지속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염상훈 에스케이(SK)증권 연구원은 “선행지수만 보면 내년 1분기까지는 (경기가) 계속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총생산(GDP)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계속 안 좋을 것으로 예상돼, 경기가 둔화 과정에 이미 진입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의 전개 방향과 국내 주택 경기, 가계 부채 등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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