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조2천억원 늘어
당국 “증가세 둔화” 무색
주택대출 증가 주요인
당국 “증가세 둔화” 무색
주택대출 증가 주요인
은행권 가계대출이 10월 들어 큰 폭으로 불어났다. 가계 빚의 규모는 계속 늘고 있어도 증가세는 둔해지고 있다는 금융 당국의 기존 설명과는 다른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10월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한달 새 3조2000억원 늘어 9월 증가폭 6000억원보다 훨씬 컸다. 2009년 10월의 1조4000억원, 2010년 10월 2조7000억원에 견줘 보더라도 훨씬 큰 폭의 증가세다.
전체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특히 많이 늘어 2조4000억원에 이르렀다. 전달 증가폭 1조1000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여기에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및 은행 대출채권 양도를 포함한 증가액은 3조1000억원에 이른다. 마이너스통장대출은 추석상여금 등 계절적 요인 해소 뒤인 9월에 전달보다 5000억원 줄었다가 10월 들어 다시 8000억원이나 불어났다. 금융위원회 쪽에서는 그동안 가계대출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한은 통화금융팀의 김현기 차장은 “9월까지는 증가세가 둔해진 게 맞지만, 10월부터는 다시 많이 늘었다”며 “개인들이 빚을 대거 냈다기보다는 아파트 집단 대출 등에서 늘어난 요인이 커 추세가 바뀐 것인지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예컨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한 충남 연기군 남면 송원리 일대의 ‘세종시 첫마을’에 나간 것만 5000억원 수준에 달하는 등 10월에 집단 대출이 유독 많았다는 것이다. 정은보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세종시 등에서 집단 대출이 늘어난 것이고, 따라서 계절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며 “차츰 수그러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우려하는 시각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가계 빚 규모가 이미 큰데다 빚을 얻어쓰는 발길이 은행권에서 제2금융권으로 옮아가고 있는 사정 탓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박덕배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문제가 터지지 않았을 뿐 계속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은행 기관들로 빚이 많이 몰리고 있는 것이 사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10월 한달 국내 은행권의 기업대출(원화)도 7조4000억원 늘어 9월 증가폭 4조8000억원보다 훨씬 많았다. 한은은 “일부 기업의 유동성 확보 노력 등으로 자금 수요가 증가하고 은행들의 대출 확대 노력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증가폭이 9월 1조7000억원에서 10월 3조1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은행권의 수신 증가 폭도 9월 6조8000억원에서 10월에는 13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새마을금고, 신협 등 비은행 금융기관들에서 빠져나온 가계자금이 은행권으로 유입된 데 따른 것이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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