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경제 규모 큰 미국과 협정 맺으면 우리가 손해”
“ISD에만 초점 맞춰져 걱정”…협정 자체에 문제 제기
“ISD에만 초점 맞춰져 걱정”…협정 자체에 문제 제기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결국 우리는 첨단산업을 영원히 개발하지 못한다”
영국 캠브리지대학 경제학과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을 통해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폐해를 통렬히 비판해온 장하준 교수가 “유럽연합이 됐든 미국이 됐든 우리보다 (경제 규모) 수준이 높은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맺게 되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가 손해”라고 지적하며 한-미 에프티에이 체결에 대해 강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장 교수는 7일 기독교방송의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개방을 하면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있는 자동차, 조선, 전자 등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겠지만 우리(1인당 국민소득의) 2배정도 되는 수준에 달한 나라들 하고 자유무역을 해서 1대 1 경쟁을 하면 우리가 개발하지 못한 첨단산업들은 결국 개발을 영원히 못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1960~70년대 미국이나 일본 내지는 유럽하고 자유무역협정을 맺었으면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를 개발시킬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뭔가 더 한 단계 높은 나라가 되기 위해 필요한, 특히 부품소재 산업이라든가 신기술 산업이라든가 이런 데서 개발할 기업들이 있는데 1대 1로 경쟁을 하면 그런 산업들이 발전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준이 비슷한 나라들끼리 자유무역을 하면 서로 자극도 되고 시장도 넓어지고 좋지만 수준이 맞지 안 맞는 나라들끼리 하면 후진국이 장기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첨단산업기술을 배워올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문제는 기술을 들여와서 익히고 그걸 우리 것으로 만든 다음에 또 한 단계 더 개발시키는 과정이 있어야 우리가 국제수준으로 올라서는 데 그 수준으로 갈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개방이 되면 새로운 산업을 보호할 수 없고, 그쪽에 다 맞춰서 해야 되기 때문에 그게 사실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라는 주장이다.
그는 투자자 국가소송제(ISD)에 대해서도 “국제인권재판소와 같은 국제공공기관이 아니라 사적 기구라는 게 문제”라며 “세계은행이 심판관들로 나서는 사람들을 검증한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공적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 각 나라에 대한 어떤 정부의 경제주권에 대한 제약을 떠나서 전세계적인 차원에서 볼 때 공적 기관에서 사적기관으로 권력이 이양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 반에프티에이 반대운동의 초점이 투자자 국가소송제 문제점에 맞춰져 있는 데 대해 “더 큰 문제를 못보고 지엽적인 문제를 가지고 싸우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된다”며 에프티이에이 협정 체결에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주문했다.
현재 미국에서 이미 이행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지금 한국이 에프티에이를 중단하면 국제신인도가 떨어진다고 걱정하는 지적에 대해서도 “체면 차린다고 그거 비준했다가 앞길이 안 좋아지면(안좋아질 수 있으므로) 지금이라도 안하겠다고 하는 게 더 맞는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프티에이는) 결혼으로 이야기하면 이혼도 못하는 결혼”이라고 지적하고 “내부에서 그렇게 갈등이 있고 나라가 지금 반으로 쪼개지게 생겼고 앞으로 그거 때문에 경제에 악영향이 많을텐데 이혼도 못할 결혼을 서둘러 해야겠느냐”고 지적했다. 김도형 선임기자aip209@hani.co.kr
현재 미국에서 이미 이행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지금 한국이 에프티에이를 중단하면 국제신인도가 떨어진다고 걱정하는 지적에 대해서도 “체면 차린다고 그거 비준했다가 앞길이 안 좋아지면(안좋아질 수 있으므로) 지금이라도 안하겠다고 하는 게 더 맞는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프티에이는) 결혼으로 이야기하면 이혼도 못하는 결혼”이라고 지적하고 “내부에서 그렇게 갈등이 있고 나라가 지금 반으로 쪼개지게 생겼고 앞으로 그거 때문에 경제에 악영향이 많을텐데 이혼도 못할 결혼을 서둘러 해야겠느냐”고 지적했다. 김도형 선임기자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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