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사회관계망 서비스(SNS)가 투표율을 높이는 결정적 구실을 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한겨레>가 포털사이트 다음과 함께 지난 26일 하룻 동안 트위터, 미투데이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선거관련 키워드가 들어 있는 게시물의 시간대별 추이를 조사한 결과 이날 오후 4시30분 이후 관련 게시물이 급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10.26 재보선’, ‘서울시장’, ‘나경원’, ‘박원순’이 들어 있는 게시물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4시까지는 1216건이었으나 1시간 뒤인 4시30분부터 5시까지는 2843건으로 2배 넘게 늘어났다. 증가 추세는 투표 종료를 앞둔 오후 7시까지 이어졌으며, 오후 8시 이후엔 출구조사 결과 확인을 위한 수요가 포함되며 더 늘어났다.
이날 오후 4시께 박원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오후 4시 현재 상황에서 나경원 후보에게 박빙이지만 밀리고 있는 비상상황”이라며 “지금 비상하게 투표를 독려하지 않으면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메시지는 트위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으며, 실제 투표율의 변화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순 후보 쪽의 투표독려 메시지를 담은 소셜뉴스 사이트 <위키트리>의 기사 ‘박원순 캠프 긴급 브리핑 전문’은 트위터 이용자들에 의한 리트윗 등으로 이날 오후 296만번 사용자들에게 노출되며 빠르게 확산됐다. 이권혁 위키트리 개발팀장은 “이 수치는 위키트리를 등록한 8만5000명을 통해 전파된 것으로, 트위터 전체 공간에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전파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투표율은 이날 오후 3시엔 31.9%로, 4.27 경기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비해 1.2%포인트 낮았다. 그러나 트위터에서 투표 독려 글이 급증하면서 격차가 줄었다. 분당을 투표율과의 격차가 오후 5시 0.5%포인트, 오후 6시 0.1%포인트로 줄어들더니, 오후 7시엔 투표율이 42.9%로 올라 분당을의 42.8%를 앞섰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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