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9년만…3분기 10% 늘어
10명중 7명은 30~40대 차지
사전채무조정 신청자도 증가
10명중 7명은 30~40대 차지
사전채무조정 신청자도 증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3개월 이상 갚지 못해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에 개인워크아웃(채무조정)을 신청한 사람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2002년 10월 개인워크아웃 제도가 시행된 지 9년여 만이다. 개인워크아웃 신청자의 대다수는 저소득층과 30~40대의 장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복위는 24일 올해 3분기 개인워크아웃 신청자가 1만935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0%가량 늘어난 수치다. 2003년 6만3055명이던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는 그해 신용카드 대란이 발생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해 이듬해엔 35만명까지 늘어났다. 이후 매년 6만~10만명씩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며 지난해엔 95만9000여명에 이르렀다. 올해도 3분기까지 6만8000여명이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개인워크아웃 신청자의 대다수(69.3%)는 30~40대가 차지하고 있다. 29살 이하 신청자도 14만4680명(14.5%)으로 적지 않은 비중이다. 소득규모별로 보면 월소득 15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84.9%)이 압도적으로 많다. 신복위 관계자는 “양극화로 인한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계비 증가 외에도 20대의 취업난이 채무불이행의 구조적 요인임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회복제도는 금융기관에 과중한 빚을 진 사람의 원금과 이자 일부를 감면해 주는 것으로, 개인워크아웃은 총 채무액이 5억원 이하이고 3개월 이상 연체자인 경우 신청할 수 있다.
2009년부터 시행된 3개월 미만 연체자들 대상으로 한 사전채무조정(프리워크아웃) 신청자도 꾸준히 늘어 모두 2만5500여명에 이른다. 사전채무조정 신청자 역시 월소득 150만원 이하(67%)와 30~40대(68.6%)가 과반수를 넘어선다. 신복위 쪽은 “법원의 파산·개인회생 요건은 까다로워진 반면, 사전채무조정 기준은 다소 완화하면서 신복위를 찾는 연체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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