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압박 못이겨 다음주초 발표
대형음식점 수수료율은 안낮춰
대형음식점 수수료율은 안낮춰
신용카드 회사들이 연매출 1억2000만원 미만의 중소 가맹점들에 적용하는 카드 수수료율을 현행 2%대 초반에서 1%대 후반으로 인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 중소 가맹점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수료 짐을 덜어주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신용카드 업계 고위 관계자는 14일 “영세가맹점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마련중”이라며 “수수료율 인하와 함께 중소 가맹점의 범위를 확대하는 게 골자”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음주 초에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신용카드사 임원은 “중소 가맹점 수수료율은 카드사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대략 2.0~2.1% 수준”이라며 “이번에 0.1~0.2%포인트가량 낮은 1.8~1.9% 선으로 인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 가맹점들이 요구해온 1.5% 수준에는 못 미치는데다 최고 2.7%의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연매출 1억2000만원 이상의 대형 음식점 등에 대해선 수수료 인하 방침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분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중소 가맹점의 범위는 현재 연매출 1억2000만원 미만인데, 이를 확대할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들이 많아진다. 어느 선으로 확대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미 정부에서 내년 1월부터 영세 가맹점 범위를 1억2000만원 미만에서 1억5000만원 미만으로 확대하기로 방침을 정해놓은데다, 민주당에서 이를 2억원 미만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한 상태다. 카드업계에서 이러한 확대 방침을 앞당겨 수용하겠다는 뜻을 비친 것이다.
신용카드사들이 중소 가맹점들의 부담을 낮춰주는 방안을 마련한 것은 여론의 비판과, 금융감독 당국 및 정치권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정부가 신용카드 수수료를 직접 규제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신용카드사 스스로 답을 내야 한다”고 압박했다. 또 민주당이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영세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를 낮추는 방안을 발표하는 등 정치권의 압력도 거세게 일었다.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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