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 여파가 아시아 신흥국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시아 지역의 경제 성장이 올 2분기부터 둔화하고 있다”는 전망과 함께, 지난 4월에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6.8%를 6.3%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경제 성장률도 기존 6.9%에서 6.7%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은 보고서에서 “유럽 재정위기로 투자자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돈을 빼면서 이 지역 자산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면서 “외국 은행들의 대출 중단으로 이 지역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아시아 지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고 금융시장 상황도 불안정하다”고 진단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국제 무역시장에서 제조업 부진으로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 은행은 “올해 3분기 ‘HSBC 이머징마켓(EMI) 지수’가 51.9로 전분기의 54.2보다 하락해 9분기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머징마켓 지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16개 신흥시장에서 5000여개 기업의 설문을 토대로 산출하는 일종의 경기동향지수다.
또 16개국 구매관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제조업 생산은 2년여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서비스 부문 성장률도 9분기 만에 최저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은행 쪽은 밝혔다. 올 3분기에 제조업 생산이 감소한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중국, 싱가포르, 남아프리카공화국, 대만 등이다. 홍콩상하이은행은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경제 둔화 신호가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제조업 생산량 감소로 남게 되는 생산능력은 이른 시일 안에 고용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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