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한청년사막화방지위원회 홍구이메이 주임
인터뷰/ ‘사막의 딸’ 홍구이메이 주임
18년간 200여개 녹화사업 추진
“더 많은 사람 참여 호소가 내 일”
18년간 200여개 녹화사업 추진
“더 많은 사람 참여 호소가 내 일”
“인간의 힘은 자연 앞에선 보잘것없지만 우리가 손을 잡는다면 멀리는 동북아의 황사 피해를 줄이고, 가까이는 사막화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들의 고향을 돌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난달 22일 대한항공의 식림행사 참석차 중국 네이멍구의 쿠부치 사막을 찾은 중한청년사막화방지위원회 홍구이메이(사진) 주임의 말이다.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산하 중국국제청년교류센터 부주임을 겸하고 있는 홍 주임을 중국 언론은 “사막으로 시집온 여인” 또는 “사막의 딸”이라 부른다.
사막이 고향은 아니지만 그는 18년 간 사막과 삶을 같이했다. 1994년부터 23개 성·자치구, 직할시와 100여개의 도시와 현을 누비며 200여개에 달하는 녹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94년 그는 바로 쿠부치 사막에서 사막화 방지사업에 첫발을 디뎠다. 공청단 간부로서 일본 청년단체협의회와 함께 식수활동에 참여한 것이 시작이었다. 홍 주임은 “처음 바라본 사막은 너무나 아름다웠지만 인간에게는 위협이었다”며 “사막에서 끊임없이 밀려드는 모래바람이 주민들을 생활터전에서 몰아내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 뒤 청춘을 중국 서북지역의 사막화 방지를 위해 바치다시피 한 그는 “나무를 키우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나무가 자라 숲을 이루고 초지가 사막을 밀어내는 것을 보면서 장성한 아이를 보며 느끼는 성취감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는 것이다.
홍 주임은 “혼자서 사막을 녹화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호소하는 게 나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연의 힘은 무서웠지만 쿠부치 지역에서 우리의 노력을 통해 사막화가 진행속도를 늦추는 데 성공했다”며 “머지않아 사막과 인간, 오아시스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요즘 홍 주임의 꿈은 쿠부치 사막을 청소년 환경·생태·교류기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조림지역을 한국사막구, 일본사막구 등으로 나눠 환경관광지로 만들고, 각국의 청소년들이 사막생태를 체험하고, 함께 사막화 방지에 나설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사막캠핑장과 자전거·도보·낙타 탐방구 등 각종 시설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홍 주임은 “대한항공과 미래숲 등 한국의 벗들이 중국의 식수활동에 참여한 것은 중국인들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우리 공동의 미래를 위해 더 많은 이들이 함께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어얼둬쓰(네이멍구)/박영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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