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장기화 조짐…외국은행들, 한국 전망치↓
글로벌 금융불안이 국내 실물경제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내년 경제전망도 비관론에 점점 힘이 실려가고 있다.
일부에선 내년 상반기 중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경제 성장의 주동력인 수출은 물론 보조동력인 내수 역시 세계경기 침체의 그늘을 벗어날 수 없다는 근거에서다.
9일 국제금융센터 자료를 보면,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최근 들어 줄줄이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유비에스(UBS)는 지난 6월 내놓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4.0%를 최근 2.8%로 대폭 낮춰 잡았다. 2%대의 성장률 전망치는 외국계 투자은행 가운데서도 유비에스가 유일하다. 모건스탠리와 비엔피(BNP)파리바 등도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각각 3.6%와 3.4%를 내놨다.
일부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 중 분기별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경제환경이 안좋을 때는 성장률이 급격하게 변할 수 있다”며 “특히 비교 대상 수치인 올해 1, 2분기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이를 반영하면 분기별로 마이너스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1, 2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4.2%와 3.4%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데다 수출에 도움이되는 원-달러 환율 상승의 긍정적 효과보다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의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실물지표인 수출과 광공업생산 증가율은 지난달부터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3.3% 이후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2009년 3분기부터 플러스로 전환됐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