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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감독없이 축구하는 꼴…세계경제 위기 오래갈 것”

등록 2011-10-05 21:17

금융CEO ‘글로벌 재정위기’ 진단
글로벌 리더십
부재유럽 여러나라 얽힌 문제
뚜렷한 지도력 형성안돼

한국은 ‘발가벗은 상태’
대외의존도·개방도 높아
체력은 강해졌지만 불안

1주일 동안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국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 설명회(IR)를 열기 위해 4일 출국했던 어윤대 케이비(KB)금융지주 회장이 이튿날인 5일 오후에 곧바로 귀국했다. 청와대 쪽으로부터 ‘(금융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할 예정인) 6일 오전 금융 현안 간담회에 참석해달라’는 긴급 메시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국내외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함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을 최일선에서 맞고 있는 국내 금융계 최고경영자들은 지금의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지금의 위기 상태가) 상당기간 오래갈 것 같다”고 말했다. 거래업체인 셀트리온 제2공장 준공식 참석차 인천 송도국제도시로 가던 길에 전화로 연결된 이 행장은 “외환위기 때는 우리의 문제, 2008년 금융위기 때는 미국의 문제였고, 지금은 유럽의 문제인데, (앞 두번의 위기 때와 달리) 감독 없이 축구 경기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의 여러 나라가 얽혀 있는데다 뚜렷한 지도력이 형성돼 있지 않아 매우 어려운 국면이란 풀이였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재정위기 등) 경제적인 문제도 있지만, 글로벌 리더십의 부재라는 ‘정치적인 문제’가 있어 문제 해결에 시일이 오래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기관의 수장들 또한 이런 시각에 대체로 공감을 표시했다.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유럽의 주요국들이 모두 관련돼 있는 글로벌 위기라는 점에서 2008년의 위기 때와 차원이 다르다”고 했고, 서진원 신한은행장도 “길게 갈 위험이라는 지적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우리 경제의 대외 의존도와 금융시장의 개방도가 높아 불안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순우 행장은 “외환보유고가 3000억달러를 웃돈다고 하지만, 투기자본을 포함해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하루에 거래되는 자금 규모만 4조 달러에 달해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금융시장이 ‘발가벗은 상태’라고 할 정도로 개방돼 있어 구조적으로 불안감을 안고 있다고 이 행장은 지적했다. 민병덕 행장은 “대외 의존도가 높아 우리나라 경제가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다만, 서진원 행장은 “2008년과 비교할 때 국내 경제의 체력이 강해지고, 외환 부문의 체질도 튼튼해졌다”며 다소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외화유동성 부족에 대한 은행의 대비는 예전보다 나아졌다는 자평이 많았다. 민병덕 행장은 “외화 자금의 미스매치(줄 돈과 받을 돈의 만기 불일치)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년 3월까지 잘 맞춰놓고 있고, (만일의 경우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는) 15억 달러의 여유자금(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 행장은 외화자산이 110억 달러로, 다른 대형 은행들보다 크지 않아 그 정도 여유자금이면 충분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순우 행장은 “총 외화자산 220억 달러 중 롱텀(장기) 자산은 많지 않고 ‘커미티트 라인’(마이너스 통장 성격의 단기 외화차입)을 포함해 25억 달러의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충분하다”고 말했다. 서진원 행장도 “외화 유동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 스물대여섯 개(25억~26억 달러) 정도 갖고 있어 현재로선 걱정 없다”고 말했다.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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