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환율 변동성에 대비해 내년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한도를 늘려 잡았다. 3일 기획재정부의 ‘2012년 외국환평형기금 운용계획안’을 보면, 내년 외화표시 외평채 발행한도는 올해와 같은 10억달러, 원화표시 외평채는 올해보다 2조원 많은 18조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원화로 환산한 내년 외평채 총 발행한도(원-달러 환율 1070원 적용)는 19조700억원이다. 원화 외평채 한도는 역대 최대치다. 외화 외평채는 환율급등(원화가치 급락) 때 달러를 풀어 원화가치를 방어하는 용도이며, 원화 외평채는 그 반대다.
재정부 관계자는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안정을 위한 재원의 필요성이 커졌고,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내년에도 자본 유출입이 많아질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원화 외평채 발행한도를 높인 것이 내년 환율의 방향성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외화 외평채는 현재 외환보유액이 풍부하고 외화 채권의 발행여건도 좋지 않아 당분간 발행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외화 외평채 한도를 60억달러까지 높였다가 2010년 20억달러, 2011년엔 10억달러로 줄였다. 실제 발행액은 2009년 30억달러를 마지막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발행하지 않고 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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