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
“2008년보다 더 어려워
한국 대외의존도 높아
영향 크게 받을수밖에”
한국 대외의존도 높아
영향 크게 받을수밖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금의 경제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치유하기 어렵고, 오래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불어 외국인 투자 비중과 대외의존도가 높아 국내 경제가 세계 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장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2008년에는 미국발 금융불안이었고 금융기관 유동성이 문제였는데, 지금은 재정의 건전성 문제고 실물(경제)의 문제로 이어져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기 때는 미국의 강력한 리더십이 작동했지만 지금은 진앙지인 유럽의 특성상 리더십 발휘가 어렵고 선거를 앞둔 시기여서 국제 공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금융보다는 실물이 문제라는 위기의 성격을 파악하면 2008년처럼 문제가 한꺼번에 폭발할 확률은 적지만 위기는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재정정책이 한계에 달했고, 금리정책이 작동 안해 불황이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시장의 충격을 두고서는 “(우리 규모에서) 외국인 투자 비중이 30%나 되는 나라가 없다. 또 대외의존도가 90%를 넘는다”며 “이 때문에 세계적 침체의 영향을 한국이 많이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가장 걱정하는 사안으로 가계부채를 언급하면서 누적된 문제인 만큼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가계부채) 총량도 중요하지만 구조가 더 중요하다”며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바꾸는 일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대형화 및 계열화를 통제하고 감시·감독을 강화하는 대신 할부금융업을 허용해주는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저축은행이 다른 저축은행을 인수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축은행 예금보호한도(5000만원)를 하향조정하자는 주장에 대해선 “금방 낮추기엔 부담이 많다”고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김영배 정세라 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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