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불안 장기화 불가피
주식시장 외국인 매도 7조원…앞으로가 더 문제
외환시장 9월 99원 급등…“3천억달러로 어렵다”
대외신인도 직접 타격 프랑스보다 부도가능성 높아
‘주가폭락→외환위기설→실물침체’ 악순환 닮은꼴 선진국 재정위기에 따른 우리나라 경제의 충격이 예상보다 크고 장기화하는 형국이다. 주가는 물론 환율, 대외신인도 등 국내 금융시장에 켜진 빨간불은 이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이르렀다.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는 ‘유럽으로 확산→전세계 주가폭락→미국 구제금융 역부족 우려→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졌다. 그 여진은 우리나라에도 전해져 ‘외국인 주식매도→주가폭락·환율급등→대외신인도 하락→외환위기론 부각→실물경제 침체’의 악순환을 불렀다. 2011년 9월 금융위기가 다른 게 있다면 위기의 진원이 민간 금융회사가 아닌 국가 재정이라는 점이다. 또 당시엔 전세계가 국제공조를 통해 재정을 확대하고 돈을 풀어 급한 불을 껐다면 지금은 정부라는 안전판마저 사라졌다. 주식시장은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하락폭에는 못 미치지만 외국인의 매도세는 그때보다 더 강하다. 리먼이 파산보호를 신청한 2008년 9월14일 이후 코스피는 38일 만에 1477.92에서 938.75로 36.48%(539.17) 폭락했다. 이 기간에 외국인은 코스닥을 포함해 5조710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번 대서양 양안의 두 공포가 국내 증시를 본격적으로 덮친 8월2일 이후 지금까지 코스피 낙폭은 21.86%(474.87)다. 외국인은 국내증시에서 7조4116억원을 팔아치웠다. 문제는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2008년과는 달리 바닥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리먼 파산과 같은 재앙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어, 외국인의 매도가 수조원 더 나오면서 30%대 하락률을 시험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순표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국가들의 주가는 이미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유럽판 리먼사태가 터질 경우 코스피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환율급등 등 외환시장의 불안도 판박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서만 99.20원 급등했다. 2008년 9월 리먼사태 때 한달간 상승폭인 118.0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리스 부도설이 본격화된 추석연휴 이후 하루 환율 상승폭(20~30원)은 더욱 빨라 리먼사태 직전에 버금갈 정도다. 다행스러운 건 환율 방어벽이 당시보다 견실해졌다는 점이다. 외환보유액은 당시에 견줘 1000억달러 이상 늘었고, 은행들도 3~4개월은 버틸 만한 외화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번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경우엔 외환보유액 3000억달러로는 버티기 어렵다”며 “이번에도 미국 등과 통화스와프 가능성을 열어둬 외국인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대외신인도도 급락하고 있다.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23일 뉴욕시장 기준 2.02%로 프랑스의 1.97%보다 높았다. 이는 2008년 리먼사태 직전 1.35%보다 높은 것이다. 신용부도스와프는 수치가 높을수록 국가부도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문제는 아직 위기의 끝이 어딘지 불분명하고, 좀더 심각한 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리스 채무불이행 선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 부결, 프랑스 은행 파산 등이 기정사실화하면 국내 금융시장 충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재명 기자, 한광덕 선임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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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9월 99원 급등…“3천억달러로 어렵다”
대외신인도 직접 타격 프랑스보다 부도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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