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4%초반 예상불구
환율 뛰어 수입물가 불안
유가 등 원자재값도 높아
당국, 9월 또 5%대 ‘우려’
환율 뛰어 수입물가 불안
유가 등 원자재값도 높아
당국, 9월 또 5%대 ‘우려’
“농산물 태풍이 불더니 이젠 환율 쓰나미가 덮쳤다.”
원-달러 환율이 연일 치솟으면서 정부의 물가관리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이달 초 만해도 “물가는 앞으로 내려가게 돼 있다”던 당국도 다시 바빠졌다. 지난해 기저효과와 농산물값 안정세로 ‘4%대 초반’을 예상했지만 환율급등으로 사정이 달라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2일 “환율 오름세가 워낙 가파르다. 예상치 못한 변수다. 9월 물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털어놨다.
외환당국은 최근 일주일 사이 3차례나 시장에 개입했다. 담당 국장과 차관보에 이어 이날은 국외 출장중인 장관까지 나섰다. 급격한 외환시장의 쏠림도 문제지만 이대로 가면 또다시 5%대 물가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다는 급박함이 깔려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농산물 가격 안정 등으로 공급 쪽 물가불안 요인이 다소 진정되었지만, 환율급등으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이후 석달 연속 하락했던 수입물가는 환율상승 여파로 지난 8월부터 오름세로 전환됐다. 환율변동은 수입물가에 곧장 영향을 주고, 수입물가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린다. 한국은행은 원-달러 평균환율이 지난 7월 1059원에서 8월 1073원으로 1.3% 오른 것이 수입물가 상승 반전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9월 들어 상승폭이 훨씬 컸다. 9월 평균환율(22일 현재)은 1103원으로 8월에 견줘 2.8%나 올랐다. 수입물가 상승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유로존의 위기 고조로 신흥국 전반의 통화 약세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올 들어 미국 신용등급 강등 전까지 원화가치는 7% 절상(환율하락)됐는데, 8월 이후 불과 두달여 만에 거꾸로 12%나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값 변동보다 환율 등락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분석을 보면, 유가가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0.2%포인트, 환율이 10% 오르면 물가는 0.8%포인트 각각 높아진다.
환율 이외의 물가 변수도 녹록지 않다. 계절적 요인에 좌우되는 농산물값은 안정됐다지만,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값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적인 유동성이 기대 인플레와 근원 인플레를 끌어올리고 있는데다, 우리나라는 서비스와 공산품 등 지속성이 큰 수요 쪽 물가압력 또한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가 하나만 보고 금융과 실물에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환율·통화 정책 방향을 결정할 수 없다는 게 당국의 고민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이 1100원대 후반에서 높게 유지된다면 9월 물가도 최소한 4%대 후반까지 높아질 수 있다”며 “사실상 금리정책이 발목이 잡혀있는 상황이어서 정부가 재정지출 속도를 조절하거나 미시적인 가격정책을 쓰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물가상승률은 평균 4.5%로, 단 한 차례도 당국의 물가안정 목표치(4.0%)를 밑돈 적이 없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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