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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제일저축 ‘막나가는 대출’

등록 2011-09-22 20:14수정 2011-09-23 08:13

업소 종업원 선불금 담보로
업주들에 1천억 이상 빌려줘
영업정지된 제일저축은행이 강남 유흥업소 종업원들의 선불금까지 담보로 잡고 업주들에게 100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2일 “제일저축은행이 유흥업소에 대출한 금액은 1000억원이 넘는 규모”라며 “대출 과정에서 종업원들에게 준 선불금을 담보로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을 통해 수익을 올려야 하는 저축은행과 대출을 받아내려는 유흥업소 업주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종업원 선불금을 담보로 한 대출이 이뤄진 것이다. 게다가 이마저도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게 유흥업소 종업원들의 얘기다. 업주들은 선불금을 부풀리거나, 없는 선불금을 있는 것처럼 꾸며 대출을 받아냈고, 저축은행은 이를 알고서도 사실상 묵인·방조했다는 것이다.

유흥업소 종업원 ㄱ(37)씨는 “업주가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데 필요하다며 선불금 8000만원을 받은 것처럼 서류를 꾸며달라고 요구했다”며 “저축은행 직원이 업소를 방문해 연대보증인 난에 서명을 받아 갔다”고 말했다. ㄱ씨는 “1억원 이상을 보증한 경우도 있다”며 “일자리를 잃을까봐 어쩔 수 없이 서류를 꾸몄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업소의 여종업원 ㄴ(35)씨도 “업주가 실제 지급된 선불금보다 120~150%까지 부풀린 액수로 서류를 작성해 달라고 요구했고 저축은행 직원들은 이를 묵인했다”고 말했다.

몇몇 업주들은 대출을 받은 뒤 잠적해 종업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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