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전망 엇갈리지만 장기적으론 ‘상승’ 우세
증시·부동산 하락…예적금 잔액도 꾸준히 늘어
* 3금 : 금·예금·적금
증시·부동산 하락…예적금 잔액도 꾸준히 늘어
* 3금 : 금·예금·적금
미국·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증시가 요동치고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금과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주식도, 부동산 투자도 쉽지 않아 ‘한방’보다는 ‘티끌 모아 태산’을 기대하면서 적금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치솟는 가격 만큼이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물론 각 나라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외환보유액을 달러자산에서 금으로 다각화하는 추세도 금 투자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는 대목이다. 당장 내년도 금값에 대해선 주요 투자은행들의 전망이 크게 엇갈린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대 소비처인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수요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세계 금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1% 늘었다. 같은 기간 공급량은 4% 감소했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우선 금 통장과 금과 관련된 주식에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가 있다. 적립식 펀드는 금 통장과 다르게 환헤지를 하기 때문에 환율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또 일반 펀드처럼 매월 일정액을 투자할 수 있어 장기 투자로 선호되는 편이다. 금을 실물로 투자할 수도 있다. 문제는 10%의 부가세가 과세되는 탓에 그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금을 대신 판매하고 수익률을 올리는 상품을 내놓은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신한은행은 현재 관련시장에서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03년 ‘골드리슈’란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뒤, 지난해 정부 과세방침에 잠시 판매를 중단했지만 올 1월부터 다시 판매에 들어갔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은행권 골드뱅킹 계좌에서 발생한 매매 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매기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익률도 높아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리슈 상품은 19일 현재 세전기준으로 최근 1년간 48.18%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1개월 전 가입한 고객의 경우 13.70%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데, 이를 연 단위로 환산하면 수익률은 무려 164.42%에 이른다. 신한은행은 은행 로고가 새겨진 실물 골드바도 판매한다.
재테크의 기본인 예금과 적금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물가상승 탓에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면서 외면을 받기도 했지만, 시중은행의 정기예적금 잔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위험한 자산투자보다 비록 4~5%라도 ‘착한 이자’를 챙길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정기예금과 적금 실적은 지난해 1월 각각 80조4662억과, 2조5002억원에서 지난 7월말 90조9061억, 3조5702억원으로 늘었다. 최고 연 7.0%의 파격적인 금리를 제공한다고 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우리은행의 ‘매직7’ 적금은 지난 3일부터 18일까지 17만1983계좌가 팔렸다. 연 4.0% 기본금리에 신용카드를 사용한 만큼 추가금리를 주는 식이다. 최고 금리인 연 7%를 받으려면 매월 적금액이 25만원 이하이고 신용카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만원 이상 더 써야 하는 부담이 있는 게 흠이다.
국민은행은 매월 2조원 이상씩 정기예금 실적이 증가하면서 7월말 현재 116조1806억원까지 늘어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침체에 최근 증시불안까지 겹치면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1월말 54조원이던 정기예금 실적이 올해 7월말엔 63조9000원으로 10조원가량 증가했다. 특히 증시가 호황을 보였던 7월에도 한달 새 2조4000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왔다. 정기적금 계좌는 2007년말 48만5000계좌에서 올 7월말엔 71만8000계좌로 늘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개인에게 예적금은 매력적일 수 있다”며 “은행들도 각종 부가 서비스를 추가한 ‘고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어 인기몰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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