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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증시이탈 외국인 자금, 국외로 나갔다

등록 2011-08-18 20:55

이달 12일까지 5조여원 매도
원-달러 환율 상승은 제한적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빠져나갔던 외국인 자금의 대부분은 국외로 송금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대량 매도했음에도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크지 않아 그동안 자금의 행방을 두고 궁금증이 제기됐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8일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지난 9일과 10일의 자금흐름을 점검해 본 결과 대부분 국외로 송금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주식을 팔면 이틀 후 결제가 이뤄지는데, 국외 송금을 위해서는 원화 현금을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 즉 투자전용 원화계정에서 외화계정으로 옮겨야 해 자금 흐름 파악에 시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9일과 10일 각각 1조2000억원(11억달러)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이달 들어 12일까지 모두 5조4000억원 가량의 국내 주식을 팔았다. 재정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계 자금의 매도 규모가 3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달러가 대규모로 빠져나갔음에도 환율 상승폭이 제한적이었던건 국내 금융권의 달러 조달 능력이 개선된 때문으로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1050원대에 머물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인 3일부터 큰폭으로 상승해 9일엔 1088원까지 뛰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주식 대량 매도에 나선 9일엔 전날에 견줘 6원 가량 상승하는데 그쳤고, 10일엔 오히려 1080원으로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빠져 나간 자금의 절반 가량은 차익거래로, 환헤지(현물달러를 팔면서 동시에 일정기간 뒤 달러를 미리 사두는 거래)를 해놓기 때문에 외환시장의 현물환 수요로 나타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한 딜러도 “환율은 달러 수급요인도 있지만 국가 신용도나 자금 조달 능력에 의해서도 결정된다”며 “우리 은행들이 보유한 달러가 많은 상황이고 위기시 정부의 자금 지원 능력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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