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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특허전쟁속 지적재산권 확보 위한 승부수”

등록 2011-08-15 22:51수정 2011-08-16 09:45

구글, 모토롤라 전격 인수
안드로이드폰 생산 업체들 직접 영향
국내 업체에 위기될지 기회될지 촉각
구글의 전격적인 모토롤라 인수는 숨가쁘게 펼쳐지는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구도를 더욱 치열하고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더욱이 구글이 공급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통해 세계 스마트폰 제조 강자로 성장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엘지(LG)전자, 팬택 등 국내 단말 제조업체는 직접적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안드로이드는 2007년 첫선을 보여 현재 1억5000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에서 운영체제로 사용되고 있다. 안드로이드폰 생산업체는 39곳에 이른다. 구글이 그중 하나인 모토롤라를 인수한 것은 안드로이드폰을 만드는 국내 업계에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 구글은 소프트웨어 업체로 출발해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검색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이다. 그런 만큼 하루아침에 사업모델을 바꿔 강력한 모바일기기 제조업체로 변신하려 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게다가 현재 모토롤라는 스마트폰 세계시장 점유율이 4%밖에 되지 않아, 안드로이드 주력 업체가 되기도 쉽지 않다.

그보다는 이번 인수를 최근 들어 글로벌 정보기술 업체 사이에 격화되는 특허 전쟁과 개발자 생태계 확보를 위한 지적재산권 확보 차원에서 구글이 던진 승부수라고 보는 시각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뉴욕 매쿼리증권의 분석가 벤 ?瑄姑?“구글은 현재 (특허와 관련해서) 코너에 몰려 있고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이는 방어적인 인수합병”이라고 <뉴욕 타임스>에 말했다. 무전기·휴대전화 시장을 개척해온 모토롤라를 통해 구글에 부족한 통신 관련 특허 등 지적재산권을 확보하는 것이 1차 목적이라는 이야기다.

안드로이드 기기를 만들어온 삼성전자, 에이치티시(HTC), 모토롤라 등은 최근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 제조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겪고 있지만, 구글한테서 거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구글은 최근 파산한 캐나다의 통신장비회사 노텔의 통신 관련 특허 6000여건 입찰에서 45억달러를 제시한 애플 컨소시엄에 밀리는 뼈아픈 패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인수합병으로 휴대전화 제조사와 앱 개발자 등 안드로이드폰 진영은 지적재산권 분쟁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게 됐다.

구글-모토롤라, 마이크로소프트(MS)-노키아, 애플, 리서치인모션(RIM) 등 스마트폰 시장이 운영체제와 하드웨어 제조업체 사이의 결합이 이뤄지고 주요 업체 위주로 재편되는 상황은 삼성전자와 같은 국내 기업에 위기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에이치티시를 따돌리고 구글의 본보기폰(레퍼런스폰)인 넥서스에스(S)와 갤럭시탭10.1을 출시하는 등 구글과의 긴밀한 관계를 과시하며, 단기간에 소프트웨어 역량을 높여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모토롤라가 이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팽팽한 경쟁이 국내 업체들에 또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삼성전자와 같은 주요 제조업체가 어느 파트너를 선택하느냐가 과거에 비해 시장 균형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권 이형섭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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