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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친 8일 오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한 외환 딜러가 피곤한 듯 손으로 머리를 짚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15.10원 올라 1082.50원
장 마감 30분전 ‘급상승’
장 마감 30분전 ‘급상승’
원-달러 환율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코스피 폭락의 영향으로 1080원대로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10원 오른 108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080원대 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 6월28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환율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 수출업체가 환율 상승에 따라 고점 매도 성격의 네고 물량을 내놨기 때문이다. 또 외환당국이 달러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개입할 것이라는 기대로 환율 상승폭을 제한했다.
환율은 1072원에 개장한 이후 장 초반 1067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11시 넘어 코스피 1900이 무너지자 환율은 1070원대로 올라섰다. 주가가 폭락하자 관망세를 유지하던 역외 참가자들이 추가적인 환율 상승을 예상하고 달러 매수에 나선 것이다.
장 마감이 가까워지면서 증시는 낙폭을 줄였지만 오히려 환율은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환율은 오후 2시30분께 1077원에서 급상승해 단숨에 1080원대를 넘어섰고 한때 1084원까지 올랐다. 역외 세력의 매수에다 은행권까지 달러 매수에 동참하고, 숏커버(매도했던 달러를 재매수하는 것)까지 더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역내외 시장 참가자들이 장 막판 일제히 달러를 사들이면서 환율 상승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9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된데다 11일은 옵션 만기일이자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연다”며 “국내외 금융시장에 불확실성까지 더해지고 있어 환율 방향성 예측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은 “선진국의 재정위기에 대한 위험 의식은 이미 꾸준히 시장에 반영돼 달러가 전방위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기 어렵다”며 “다만 단기적으로는 위험자산 거래 회피에 따른 원화 약세(환율 상승) 현상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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