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비 21% 늘어
저소득 대출은 소폭 줄어
저소득 대출은 소폭 줄어
올해 들어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전세자금대출도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국민주택기금에서 지원하는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3조54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조9315억원에 견줘 21%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정부가 올해 전세 및 주택구입자금 대출용으로 배정한 예산 6조8000억원의 52%에 이르는 수치다.
이 가운데 소득 3000만원 이하의 가구주에게 빌려주는 근로자 서민전세자금 대출은 2조55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9196억원에 비해 33%나 늘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대출 실적이 늘어난 것은 올 2월부터 정부가 근로서민전세자금 대출의 이율을 연 4.5%에서 4.0%로 인하하고, 대출 한도도 집값의 70% 이내이되 종전 6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대출조건을 완화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원인은 올 들어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전세자금 마련에 부담을 느낀 서민층이 대출조건이 좋은 국민주택기금에서 전세자금을 대출받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전세자금 대출 건수는 8만2346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7만5786건에 비해 8.7% 늘었다. 하지만 가구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2배 이내인 가구주를 대상으로 한 저소득가구 전세자금 대출액은 9931억원으로 오히려 소폭(1.8%) 감소했다. 이는 치솟는 전셋값을 감당 못한 일부 저소득층이 전셋값 마련을 포기하고 더 열악한 월세로 돌아서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휴가철이 끝나는 이달 중순 이후부터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자들이 늘어 전셋값 상승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전세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전세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는 특히 저소득층의 전세자금 대출이 줄어든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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