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간 1080원대 예상…안전자산 선호 강할땐 더 오를 전망
최근 세계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환율이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선 데 이어 미국 국채 등급이 강등되면서 원화 약세(환율상승) 추세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글로벌 자산시장의 폭락세가 이어진다면 환율은 단기간에 1080원대까지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은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 국내 기업의 실적 호조, 주가 상승 등에 힘입어 지난달 말 105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주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이 제기되자 3거래일 만에 20원 가까지 치솟아 1067원을 기록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양면적’이다. 관점에 따라 환율상승 요인이 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해졌다는 뜻으로 볼 경우 달러화 가치 하락과 직결돼 원화 강세 요인이 된다. 반면에 미국의 신용등급 조정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라는 점에선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오히려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시장에선 당분간 원화 약세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각)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75원까지 상승했다. 이처럼 원화 약세 심리가 우세한 상황이라 주가가 더 떨어질 경우 환율상승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금융시장의 패닉은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공포심리 때문”이라며 “이럴 경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찾을 수밖에 없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의 통화는 떨어지고 달러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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