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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지난 3년 조선 영업이익률 높아 올들어 경영악화…원인 의구심

등록 2011-07-31 20:35수정 2011-07-31 21:48

경영상태 어떻기에
“수주 안한건 전략일수도”
건설부문 적자 떠넘기고
수비크조선소에 자금쏟아
지난 2009년 말부터 한진중공업 800여명의 관리·생산직원이 희망퇴직 또는 정리해고로 회사를 떠났다. ‘대한민국 조선 1번지’ 영도조선소에서 정리해고는 과연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을까?

여러 경영지표로 볼 때 회사가 어려움에 처한 건 사실이다. 지난 1분기 조선·플랜트 부문 매출은 3130억원, 영업이익은 9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9%였다. 수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조선소 가동률이 17.4%까지 떨어진 탓이다. 지난 6월 선박 6척을 수주한 것을 빼면, 지난 3년간 영도조선소의 수주실적은 ‘제로’(0)였다. 지난해 말 현재 순차입금은 2조900억원에 이르고 연간 이자비용만 2000억원이 든다. 2007년 이후 필리핀 수비크조선소에 들어간 공사미수금, 지분투자금 등 자금 부담이 증가한 탓이다.

문제는 이런 경영위기가 왜 발생했느냐다. 노동조합 쪽은 “회사가 일부러 수비크조선소로 일감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영도조선소와 수비크조선소는 별도 법인이지만, 영업팀은 통합운영된다. 지난해 수비크조선소는 29척의 선박 수주를 따냈다. 회사 관계자는 “선박건조 가격이 15%가량 국내보다 낮아 선주들이 수비크조선소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조선전문가는 “수주를 안 한 건 기업 전략이었을 것”이라며 “해양플랜트 설치·지원선 등은 건조 경험이 있는 한진중공업이 마음만 먹었으면 가져올 수 있었던 물량”이라고 지적했다. 한진중공업은 국내 7위, 세계 20위권 대형 조선업체다. 영도조선소의 도크가 작아 8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할 수 없긴 하지만, 최근 에스티엑스(STX)나 에스피피(SPP)조선 등이 수주한 중소형 컨테이너선은 건조 가능하다.

한진중공업 내 건설 부문 적자 등 경영실패 책임을 조선 부문 노동자들에게 떠넘긴 측면도 있다. 지난 3년간 조선·플랜트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3.6~19.6%에 이른 반면, 건설 부문은 0.8~4.9%에 그쳤다. 한진중공업이 시공업체로 참여했던 오피스텔 공사가 중단되면서 물어줘야 하는 손해배상금 등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517억원 적자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회사가 주주들에게 배당을 실시한 것을 두고도, 노조 쪽은 “회사가 어렵다면서 어떻게 174억원을 배당할 수 있느냐”고 문제삼는다. 이에 대해 회사 쪽은 “현금이 아닌 주식배당으로 액면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24억원에 불과하다”며 “조남호 회장이 가져가는 액수도 1억원 정도”라고 반박했다.

허민영 부경대 교수(경제학)는 “3년 동안 조선 부문 영업이익률이 높았고 배당도 실시했다는 건 그만큼 회사가 긴박한 경영위기에 처하지 않았다는 증거”라며 “회사 쪽이 수비크조선소 건립에 따른 부실 등 경영책임을 회피하고자 애초 예정돼 있던 영도조선소 구조조정 시기를 앞당긴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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