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이션율’ 3개월만에 또 4%대로
물가 당국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지수’를 보면, 향후 1년간 소비자가 예상하는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연평균 4.0%로 나타났다. 전달에 견줘 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지난 4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4%대로 올라섰다. 소비자의 절반이 넘는 51.5%는 앞으로 물가가 4%를 초과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완섭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수입물가싱승률도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며 “하반기엔 공공요금 인상 같은 요인이 있어 물가 불안심리가 쉽게 내려가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경제 주체들의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을 경우 임금 인상 요구가 커지고 에너지·식료품 가격 상승이 관련 서비스나 제품 가격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 한은의 통화정책은 상당부분은 이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인플레 기대심리의 확산을 방지하고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과거 지표보다는 기대인플레이션을 더 고려한다”고 기준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해 왔다. 따라서 최근 기대인플레이션율의 고공행진은 금리 인상의 정책 효과가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가 외에 가계의 생활형편 전망도 비관적으로 변해가는 추세다. 6개월 뒤 생활형편 전망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생활형편전망 소비자심리지수는 92로 전달보다 1포인트씩 하락했다. 앞으로 가계부채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소비자도 전달에 견줘 많았다. 반면 가계저축전망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보다 1포인트 떨어진 92로 나타나 지난 3월 9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수가 100보다 높을 경우 긍정적으로 응답한 가구수가 부정적으로 응답한 가구수보다 많음을, 100보다 낮은 경우엔 그 반대를 뜻한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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