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경영연구소 분석
4년만에 2배↑…국내 총 개인금융자산 13% 차지
자산규모 클수록 부동산 많아…‘부 대물림’ 현상도
4년만에 2배↑…국내 총 개인금융자산 13% 차지
자산규모 클수록 부동산 많아…‘부 대물림’ 현상도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는 약 13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가진 금융자산은 288조원에 이르렀다.
케이비(KB)경영연구소가 10일 내놓은 ‘한국 부자 연구’ 보고서를 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개인으로 분류되는 부자의 수는 4년 만에 두 배가 늘어난 13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민 전체의 0.26%에 불과한 숫자다.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 소유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을 제외하곤 2006년 이후 매년 20% 이상씩 급증했다. 이들이 가진 금융자산은 모두 288조원으로, 국내 총 개인금융자산의 13.2%에 해당한다.
또 이들은 금융자산을 포함해 평균 약 34억원의 총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평균 2억4000만원의 종잣돈을 12.9년간 굴려 모은 것으로 분석됐다. 총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평균 58.1%를 차지했고, 금융자산은 36.9%였다. 총자산의 규모가 클수록 부동산의 비중이 증가해, 총자산이 50억원 이상인 부자는 자산의 75.8%가 부동산이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자산을 축적했을까? 부동산 투자가 45.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개인사업이 28.4%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금융투자와 급여의 비중은 각각 8.2%와 3.9%에 불과했다. 부자들이 ‘부동산 불패신화’의 가장 큰 수혜자임을 보여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자들이 주식 투자를 줄이고 부동산 투자를 늘려, 부동산을 중심으로 하는 자산 구조는 더 심해졌다. 또 향후 투자 대상으로도 부동산을 1순위로 꼽았다. 부동산 중에서는 건물이나 상가와 같이 정기적으로 임대소득을 창출하는 상업용 부동산을 선호했다.
나이가 적을수록 현재의 자산을 축적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방법을 ‘부모의 지원이나 상속’이라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 증여나 상속이 자산 축적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답한 50살 이상 부자는 8.5%에 그쳤지만 49살 이하는 23.4%에 달했다. 반면 50살 이상 세대 중에서는 34.7%가 ‘자수성가’로 급여를 모으거나 사업을 일으킨 것이 자산 형성에 가장 많은 도움을 줬다고 답해, 49살 이하 세대보다 6.7%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들은 ‘무형적 상속’인 자녀교육에도 많은 투자를 해 지출의 4분의 1을 해외유학 등 교육비로 썼다. 이는 일반가구보다 9.5%포인트 높은 수치다.
그러나 대한민국 부자들의 나눔 의식은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부자의 1%만이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부자의 98.3%는 자산의 전부를 가족에게 상속하거나 증여하겠다고 답했다. 1년 동안 기부를 한 번도 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42.2%에 육박했다. 기부를 하는 부자들도 사회 재분재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은 종교단체에 기부하는 경우가 71.8%(복수응답 포함)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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