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1000만원 뛴곳도
재건축 이주·이사수요 겹쳐
재건축 이주·이사수요 겹쳐
최근 서울 강동구에서 아파트 전셋집을 구하려던 ㄱ씨는 깜짝 놀랐다. 강일동 강일리버파크 전용면적 84㎡의 전세 가격이 한달 새 1000만원 이상 오른 2억~2억30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었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이사철을 앞두고 미리 전셋집을 얻으려는 이들과 재건축 이주 수요가 겹치면서 전세 물건은 나오는 대로 빠지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전셋값이 다시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케이비(KB)국민은행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주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에 비해 0.3% 올랐다. 지난 4월25일부터 0.2% 상승세를 유지하다 지난주 11주 만에 오름폭이 크게 뛰었다. 수도권 전셋값 오름세는 더 가파르다. 지난달 초만 해도 주간 상승률이 0.1%에 머물렀으나 이후 0.2%로 올랐고, 지난주에는 0.3%가 뛰었다. 국민은행은 하반기에 본격화할 재건축 이주 수요와 가을 이사철에 대비한 전세 수요 등이 겹치면서 오름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다 추가 상승을 예상한 기존 전세금 인상 등이 더해져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셋값은 이천(0.9%)을 비롯해 양주·광명·구리·수원 권선구(이상 0.6%) 등 수도권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5차 보금자리주택 후보지로 선정된 경기도 과천(1.0%) 지역의 전셋값이 가장 많이 뛰었다. 과천시 ㅅ부동산 관계자는 “세입자들이 가격을 조금 더 올려주더라도 그냥 눌러앉겠다는 태도인데다 보금자리지구 지정에 따른 전입 수요 얘기까지 나온다”며 “작은 평수의 전셋집은 품절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이사철 수요가 몰리는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에 걸쳐 전셋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더욱 오를 전망이다.
서울에선 성북구, 노원구, 중구 등 강북 지역이 신혼 수요와 학군 수요가 증가하며 오름세를 이끌었다. 강남에서는 재계약, 재건축 수요가 몰려 있는 강동구(0.6%)와 강남구(0.5%)의 상승폭이 컸다. 지방에선 복선전철 개통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춘천(0.9%)과 과학벨트 기능지구 개발 호재가 있는 청주 상당구(1.0%)가 많이 올랐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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