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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STX, 하이닉스 인수전 ‘산 넘어 산’

등록 2011-07-07 20:32

인수자금 최소 2조원…중동펀드와 컨소시엄 검토
“시너지효과 없지만 수익성 주목”…시장은 냉담
‘미다스의 손’ 강덕수 에스티엑스(STX)그룹 회장이 또 다시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이번엔 세계 2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하이닉스반도체가 목표다. 에스티엑스그룹은 2000년대 들어 대동조선, 산단에너지, 범양상선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덩치를 빠르게 키워왔다. 하지만 재무건전성이 높지 않은 에스티엑스가 반도체 사업까지 욕심내는 것에 대해 시장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사업 다각화 차원이다.” 지난 6일 저녁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이종철 에스티엑스 부회장은 “조선·해운에 90% 의존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라는 말로,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기존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선 “없다고 본다”고 순순히 인정했다. “조선과 반도체는 안 어울린다”고까지 말한 이 부회장은 하이닉스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주목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관건은 인수자금이다. 7일 현재 하이닉스 시가총액(15조6000억원)을 기준으로 지분 15%를 인수할 경우 에스티엑스가 마련해야할 인수자금은 최소 2조원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에스티엑스 쪽은 자금부담을 덜기 위해 중동 국부펀드를 끌어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절반가량만 그룹이 짊어지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이마저 만만한 일은 아니다. 국내 주요 계열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 1조2000억원을 ‘탈탈’ 털어야 한다. 재무구조가 탄탄한 것도 아니다. 지난해 말 에스티엑스그룹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58%, 차입금 의존도는 46%에 이른다. 이 부회장은 “본입찰에 참여하게 되면 시장이 선호하는 우량자산을 순서대로 팔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7일 에스티엑스 계열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5~6%씩 하락하는 등 시장은 냉담하게 반응했다. 이날 에스티엑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직접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연 설명회 자리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다수였다고 전해졌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시너지 효과가 전혀 없는 데다가 그룹 전체 운영에도 부정적”이라며 “공개되진 않았지만 중동펀드와도 이면 약정이 있을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효성이 하이닉스 인수의향서를 낸 뒤 주가 급락 등 시장의 뭇매를 맞다가 두 달 만에 포기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일단 에스티엑스 쪽은 “시장 반응이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면 포기할 것”이라는 단서를 단 상태다. 추성엽 ㈜에스티엑스 대표이사는 이날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무리한 인수는 추진하지 않겠다 ”고 강조했다. 경쟁자인 에스케이(SK)그룹이 얼마만큼의 인수 의지를 갖고 인수전에 뛰어들지도 변수다. 채권단은 8일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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