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만 의식한 무책임한 논의…재정규율 확립하겠다”
박재완(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치권의 복지확대 요구를 돼지고기를 서로 먹으려는 노예들의 모습에 비유했다. 박 장관은 6일 외신기자클럽 초청으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포크배럴’에 맞서 재정건전성을 복원하고 재정지출을 지속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리하는 등 재정규율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포크배럴’(pork barrel·돼지고기를 담는 통)은 미국에서 정치인들이 자기 지역구나 정치자금 후원자를 위해 선심성 예산을 확보하려는 행태를 비유하는 표현이다. 과거 미국에서 농장의 노예주들이 돼지고기를 소금에 절인 뒤 노예들에게 나눠주는 것에서 유래됐다. 정치인들이나 수혜집단이 예산을 따내려고 서로 다툼을 벌이는 모습이 돼지고기를 조금이라도 더 먹으려고 싸우는 노예들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누구를 ‘포퓰리스트’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국가재정의 대차대조표도 생각하지 않고 균형감을 잃은 채 과도한 지출을 부추기는 정책은 표만 의식한 무책임한 논의라는 비난을 마땅히 받아야 한다고 본다”며 “내년에 대선이 있지만, 정부가 (복지논쟁에서) 확실히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747 공약’(7% 경제성장, 4만 달러 국민소득, 7대 강국)이 유효하냐는 질문에는 “다음 정권에서도 계속 추구해야 할 목표”라며 “의욕적으로 목표를 제시한 것이 왜 비난받을 일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부문별·업종별 온실가스 감축목표안’과 관련해 “녹색성장 전략 일환으로 정부는 지난 2009년11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BAU 대비 3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며 “목표의 제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겉모양만 번듯하고 실제로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하지 않는 소위 ‘그린워싱’(Greenwashing)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와 기업들은) 녹색 성장에 앞장섬으로써 경쟁력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아웃그리닝’(Outgreening)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린워싱’은 회사, 정부, 단체 등이 환경친화적인 정책이나 이미지를 홍보하면서 실제로는 환경 파괴 등 다른 방향의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아웃그리닝’은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저서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에서 제시한 조어로 ‘아웃스탠딩’(뛰어나다)과 ‘그린’(녹색)을 합성한 말이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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