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년전보다 2.8% 늘어…전세지출도 8년만에 최대
지난달 세입자 가구의 월세 지출 증가 폭이 1996년 이후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 지출도 2003년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전국의 평균 월세 지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늘어 지난 1996년10월(2.9%)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 월세 지출 증가율은 올 들어 1월 1.6% 이후 1.9%, 2.1%, 2.3%, 2.6%, 2.8%로 다달이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전세 지출 역시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전국의 전세 지출 증가율 4.6%는 2003년 5월의 4.8% 이후 최고치다. 올해 1~6월 전세 지출 증가율도 3.0%, 3.1%, 3.7%, 4.0%, 4.5%, 4.6%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물가 통계상 집세(전세+월세)는 표본 선정된 세입자 가구들이 실제 지불하는 전·월세 금액이다. 이 금액의 상승폭이 매월 커지고 있는 것은 지난 1분기 부동산 시장에서 전월세 가격이 크게 올랐고, 2분기에도 이 가격이 떨어지지 않거나 일부 지역은 더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즉 1분기에 집세가 한번 크게 뛰어오르면, 이후 집을 구하는 가구들은 상승한 가격에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 가구가 지출해야 하는 집세 액수는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한번 오른 전월세 가격은 상승세가 주춤해지더라도 지속적으로 가계에 압박을 주게 된다는 뜻이다.
염상훈 에스케이(SK)증권 연구원은 “집세는 한번 오르면 1~2년 동안 누적적으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며 “집세가 다시 크게 하락하지 않는 한 하반기에도 집세 지출 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하반기에 이사철 수요 등으로 전·월세 가격이 다시 요동을 친다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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