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왜관철교 붕괴·상주보 제방 유실에도
“4대강 준설로 수해방지 효과 있었다”
“4대강 준설로 수해방지 효과 있었다”
권도엽(사진) 국토해양부 장관이 낙동강의 과도한 준설 여파로 왜관철교가 붕괴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데도 “4대강 준설로 (수해방지)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장맛비로 4대강 공사장 곳곳에서 교량 붕괴와 제방 유실 등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4대강 사업을 책임진 주무장관의 현실 인식치고는 지나치게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권 장관은 2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연 첫 기자간담회에서 “비 걱정을 했는데 4대강 준설 효과를 상당히 본 것 같다”며 “4대강 사업이 완공되면 앞으로 홍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장관은 “왜관철교가 무너졌는데 이것도 준설 효과로 볼 수 있는가, 비슷한 양의 비가 온 예년과 비교해 최근 4대강 본류의 비 피해가 줄었다는 근거가 있는가”란 질문에 “자세한 데이터는 앞으로 분석해 봐야 하지만 4대강 현장을 육안으로 봤을 때 물이 제방 한참 아래에서 흘러가더라”고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원래 4대강 본류 구간은 지류·지천과 비교했을 때 범람 등 비 피해가 거의 없던 곳이다. 제5호 태풍 메아리가 상륙하기도 전인 지난 주말 장맛비에 낙동강 본류인 경북 칠곡의 왜관철교가 무너졌을 뿐만 아니라 상주보 제방 300여m가 유실되는 등 4대강 곳곳에서 비 피해가 속출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교량의 추가 붕괴 가능성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충남 공주에서는 금강 가로수길 옆 콘크리트 수로구조물이 붕괴되는 등 4대강 금강 구간도 태풍으로 무너졌다. 또 공주 월송천 합수부 등 지천에서 격류가 일고 다리 교각의 하상보호공이 피해를 보는 등 역행침식 현상이 관찰됐다. 지난 24일부터 26일 사이에는 태풍 메아리의 영향으로 10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으며, 전국 곳곳에서 집과 농경지가 물에 잠겨 이재민이 발생했다. 그동안 국토부는 종종 4대강 공사와 관련한 부정적 상황에 대해서는 잡아떼거나 왜곡된 정보를 흘리고 장밋빛 전망을 늘어놓는 태도를 보여 빈축을 사왔다.
권 장관은 서민주택 공급과 관련해 “현장에 가보니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상당히 크다”며 “현재 보금자리주택의 대부분(70~80% 수준)을 전용면적 60㎡ 이하로 공급해 민영주택시장과 겹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올해 공공이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을 지난해 발표한 21만가구에서 15만가구로 6만가구 줄일 것이라는 방침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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