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기름값 2주 연속 상승…주유소-정유사 ‘네탓만’

등록 2011-06-26 20:44수정 2011-06-26 22:07

최근 품귀현상에 ‘사재기-물량 잠그기’ 공방
정부 오늘 대책 발표…유가 단계적 오를 듯
내달 7일 100원 할인종료

“2~3일 전부터 경유는 없어서 못 팔아요. 오늘 경유차가 들어온다고 했는데 기다려봐야죠.”

지난 25일 저녁 경기도 일산의 한 지에스(GS)칼텍스 직영주유소에서 만난 직원의 설명이다. 역시 일산에서 지에스칼텍스 간판을 내걸고 있는 한 자영주유소 사장은 이웃 주유소 기름을 빌려서 팔다가 이날 겨우 휘발유 2만ℓ를 공급받고서야 한숨을 돌렸다.

정유사들이 1ℓ당 100원씩 내렸던 휘발유·경유 공급가격이 원상회복되는 시점(7월7일)을 열흘가량 앞두고, 일선 현장에선 정부와 정유사, 주유소들 사이에 긴장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공급가격 원상회복 이후 기름값이 크게 오를까 염려하는 정부는 업계에 기름값을 단계적으로 인상시키는 ‘연착륙’을 요구하는 한편, 정유사와 주유소 유통시장에 대한 감시 눈초리를 강화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애초 예정보다 앞당겨 27일 석유수급 안정을 위한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최근 일어난 공급부족 현상에 대해선 주유소와 정유사 사이에 ‘네 탓’ 공방이 한창이다. 정유사들은 일선 주유소들이 싼값의 제품을 미리 기름탱크에 쟁여두는 ‘사재기’ 때문이라고 공격하는 반면, 주유소 쪽에선 손해를 덜 보기 위해 공급물량을 일부러 줄이는 정유사들의 ‘물량 잠그기’를 탓했다. 지에스칼텍스 여수공장의 일부 설비가 2주가량 가동을 멈추면서 기름 부족현상이 심해진 것도 갈등을 부추긴 원인이었다.

경기도에서 지에스칼텍스 임대주유소를 운영하는 사장 ㄱ씨는 “이달에만 네 번이나 기름이 바닥났다”며 “공장 가동중단이 아니더라도 이미 지에스 쪽에서 4월부터 주유소 공급물량을 줄인 탓”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주유소는 최근 휘발유값을 ℓ당 1960원대로 올렸다. 공급물량이 부족한 탓에 손님들이 알아서 발길을 돌리게 하기 위해서다. ㄱ씨는 “100원 할인 종료 뒤 가격이 갑자기 폭등하지 않도록 30~70원씩 미리 가격을 조금 올려놓으라는 정유사 쪽 귀띔이 있었다”고 전했다.

정유사들은 억울해한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일부 주유소에서 자체 저장시설 비축 물량을 늘리고 있는 걸로 안다”면서도 “직영이 아닌 임대나 자영주유소까지 통제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오일뱅크 물량을 받는 한 자영주유소 사장은 “국제유가가 얼마 전 떨어졌기 때문에 다음주 정유사별로 20~50원의 공급가격 추가인하가 예정돼 있다”며 “지금 누가 바보같이 사재기를 하겠느냐”고 반박했다.

이 와중에도 주유소 기름값은 서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이나 시내에선 이미 휘발유값을 2000원 이상으로 올린 주유소가 적지 않다. 한국석유공사가 집계한 지난 25일 서울 지역 주유소 평균 보통휘발유 가격은 1998.59원(에스케이에너지의 카드 할인가 100원은 포함 안 됨), 전국 주유소 평균은 1918.4원으로 2주 연속 상승세다. 경유값 전국 평균도 전주보다 10원 오른 1741.3원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됐던 4~5월 가격보다는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열흘 뒤 일선 주유소들이 100원을 고스란히 인상해버리면 소비자들의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그나마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다음달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결정하고,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정부로선 다행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비축유 방출로 2주 뒤면 30~40원가량 가격이 내려갈 전망이고, 주유소들이 단계적으로 가격을 인상할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기름값은 100원이 아니라 40원 안팎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황예랑 류이근 기자 yrcom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