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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물 만났던’ 한국기업들 ‘갇힌 물고기’ 신세 전락

등록 2011-06-26 20:34수정 2011-06-26 21:08

한국인들의 진출이 활발해 ‘신신라방’으로 불리는 웨이하이 시내 곳곳에는 한글 간판들이 넘쳐난다.
한국인들의 진출이 활발해 ‘신신라방’으로 불리는 웨이하이 시내 곳곳에는 한글 간판들이 넘쳐난다.
교역무대 웨이하이시…한글간판 등 눈길
롯데백화점 진출 등 한-중 교역 활발해
중 산업개편으로 인력난…기업 철수 위기
장보고 1200년, ‘신신라방’ 가보니

“한때 한국기업들은 산둥성에서 물만난 물고기처럼 맹활약했지만 최근 ‘갇힌 물고기’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고비를 넘기 위해서는 장보고처럼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합니다.” 지난 22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에서 만난 이학동(50) 웨이하이시 한인상공회장의 말이다.

1200년 전 해상왕 장보고와 신라인의 주무대였던 산둥성은 지금도 한국 교민들과 기업들에게 중요한 교역 무대다. 한국과 위도가 비슷하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인데다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지리적 이유로 한-중 수교 후 한국기업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수교 2년 전인 1990년에 이미 페리선이 들어올 정도로 한국의 중국진출 교두보 역할을 한 웨이하이시에는 현재 3만여명의 한국교민이 살고 있다. 지난주 해상왕장보고기념사업회와 함께 돌아본 웨이하이 시내는 ‘신신라방’이란 이름이 어울릴 정도로 한국어 간판들로 넘쳐났다.

이 곳을 비롯해 칭다오에 5000여개의 한국기업과 10만 교민, 옌타이에 2000여개의 한국기업과 2만5000여명의 교민 등 산둥성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1만여개의 기업과 16만여명의 교민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산둥성과 한국의 교역량은 지난해 280억달러에 이른다. 롯데백화점은 이를 기반으로 중국내 4번째 점포가 될 웨이하이점을 내년에 낼 예정이다. 웨이하이 시에는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용테마파크인 ‘신라방’도 경제개발기술구 안에 약 5만㎡ 규모로 건설 중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한때 산둥에 거세게 불었던 한국기업들의 진출 바람은 역풍을 맞고 있다. 중국이 경제성장과 함께 산업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한국 기업들은 인력난에 직면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을 올리고 사회보장보험을 강화하는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중국의 저임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섬유봉제나 목재, 낚싯대를 만드는 업종이 투자나 진출에 유리했지만, 지금은 전자나 조선 등 기계화가 가능한 업종으로 추세가 바뀌었다. 2005년 760위안 정도이던 노동자 평균임금이 2000위안을 훌쩍 넘은 지도 오래다. 하지만 이런 임금을 준다해도 공장에서 일할 사람이 없어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비정상적 철수’를 하는 기업도 부쩍 늘어났다. 2005년에는 2400개의 한국기업이 웨이하이시에 진출해 시 재정의 60%를 맡은 적도 있었지만 현재 남아있는 기업은 1300개 정도로 줄었다.

벽에 부딪힌 우리 기업들은 중국 내 한국업체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내수시장 활성화, 유통 등 업종 전환, 인건비가 더 싼 내륙진출 등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학동 한인상공회장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기업들은 성장하는 중국사회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개선된다면 북한 진출도 하나의 활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하이/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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