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조원…GDP의 52.2%
대외의존성 고착화 우려
대외의존성 고착화 우려
우리 경제가 수출주도형 성장을 계속하면서 수출 규모가 처음으로 민간소비를 앞질렀다. 수출과 내수의 불균형 문제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내수활성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의 국민계정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은 계절조정 실질 기준 139조2163억원으로 민간소비(137조886억원)를 앞질렀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2.2%로 절반을 넘었다.
수출이 민간소비보다 많아진 것은 한은이 1970년 국민계정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국민계정상 국내총생산(GDP)은 민간소비, 정부지출, 투자, 수출, 수입 등으로 구성돼있다. 수출은 1980년대까지 가장 규모가 작았으나, 이후 1988년 정부지출을, 2000년 투자를 차례로 따라잡았고, 이제 민간소비까지 앞선 것이다. 이는 수출의 증가속도가 민간소비나 투자 등의 증가속도보다 훨씬 빨랐기 때문이다.
1970년 1분기 6286억원이던 수출은 1972년 2분기(1조630억원) 1조원을, ‘3저 호황기’였던 1986년 3분기(10조227억원) 10조원을 돌파했다. 2000년 1분기(50조6729억원) 50조원을 돌파했고, 2007년 1분기(102조3217억원)에는 분기 수출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1970년 1분기와 올해 1분기를 비교하면 수출이 41년 새 220배 증가한 것이다. 반면 민간소비는 1970년 1분기 12조5566억원에서 같은 기간 10배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전체 국내총생산은 14조9346억원에서 266조7239억원으로 17배 늘어났다.
수출의 선전으로 우리 경제가 크게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수출에 의존하는 구조로 고착될 경우 대외경제 여건 변화에 경제가 좌우되는 불안정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수출과 내수 간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최근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대책을 만들라고 요구하면서, 정부는 이번달 말 내수활성화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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