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셋째)이 15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경제현안 논의를 위한 조찬간담회에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왼쪽 둘째) 등 참석자들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재정부와 매달 거시정책회의
정부 견제보다 ‘밀월’ 강화해
정부 견제보다 ‘밀월’ 강화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매월 한번씩 만나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거시정책 실무협의회’를 꾸리기로 했다. 정부를 견제해야 할 한은이 정부와 정기 협의체를 구성한 것은 1995년 이후 이후 처음이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4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조찬 간담회를 연 뒤 이런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쪽은 공동브리핑에서 “대내외 경제여건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정부와 한은 간에 자료협조, 경제상황에 대한 의견 교환 등 좀더 긴밀한 정책공조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재정부 차관과 한은 부총재를 대표로 국장 등이 참석하는 협의회를 월 1회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두 기관은 1994~95년 통화금융실무협의회라는 국장급 협의체를 만든 적이 있지만 이후로는 정기 협의체를 구성한 적이 없다. 이번 조처는 지난해 4월 김중수 총재 취임 이후 한은이 정부 정책에 휘둘린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중앙은행 독립성을 크게 훼손할 것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중앙은행이 정부의 무분별한 경기부양책을 견제하지 못할 경우 저금리와 과잉유동성에 따른 금융위기와 같은 심각한 경제적 충격파를 불러올 수 있다.
한은은 지난 1월부터 청와대에 ‘브이아이피(VIP) 경제브리프’란 이름으로 금리 상황 등에 관한 보고서를 올리고 있어 사실상 정부의 일개 부처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앞서 기획재정부 차관은 지난해 1월부터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열석발언권을 행사하고 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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