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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자동차·철강업계 근무형태 ‘조용한 혁명’

등록 2011-06-12 20:33수정 2011-06-13 11:27

철강업계 4조2교대제 변화에 따른 효과/자동차업계 주간연속2교대제 변화에 따른 효과
철강업계 4조2교대제 변화에 따른 효과/자동차업계 주간연속2교대제 변화에 따른 효과
포스코 4조2교대 시범도입 뒤 계열사 등 확산
현대차는 주야2교대→주간연속2교대 논의
노동자 삶의 질 개선·회사는 능률향상 ‘윈윈’
포스코 포항제철소 협력업체인 영남산업에서 일하는 문대성(38)씨는 올봄부터 ‘텃밭 가꾸기’를 시작했다. 회사가 지난 연말부터 4조3교대제 대신 4조2교대제를 시범도입한 덕분이다.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어났지만 휴일은 갑절 가까이 늘었다. 문씨는 “땅콩과 고추를 심은 밭을 아이와 가꾸는 재미에 삶이 풍요로워졌다”고 말했다. 회사 쪽은 교대횟수가 줄어들면서 작업 능률이 향상된 것을 성과로 꼽았다. 영남산업은 사원투표를 거쳐 내년부터 4조2교대를 전면 확대시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포스코에서 시작된 ‘교대제(근무형태) 전환’ 실험이 계열사를 넘어 외주 협력업체로까지 퍼지고 있다. 영남산업 외에도 광양제철소의 드림피아 등이 4조2교대제 시범·본시행에 들어갔고, 포스코파워 등 계열사도 동참하고 있다. 29개 과·공장에서 4조2교대제를 시행중인 포스코 본사는 오는 10월부터 모든 공장으로 이 제도를 확대한다. 김동희 포스코 노무외주실 팀장은 “용광로의 불이 꺼지면 안 돼 연중무휴 가동이 불가피한 상황에도 휴무일이 늘어나 직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철강업계에선 동부제철의 당진 열연공장도 2009년부터 4조2교대제를 도입한 상태다.

이처럼 제조업 생산 현장에서 근무형태를 바꾸는 작업은 ‘조용한 혁명’이다. 노동자 ‘삶의 질’은 물론이고 생산 효율화, 임금체계 등 기업경영 전 과정과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연장·야간근무는 직원의 수면장애, 위장·신경질환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가족생활에도 소홀하도록 만들어 회사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자동차업계에선 현대자동차가 변화를 이끄는 중심에 서 있다. 2005년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에 합의한 이후, 생산량·임금 보전 방안 등을 두고 ‘줄다리기’를 계속해 왔던 노사는 이번달 막판 의견 조율에 나선다. 맨아워(1명의 노동자가 1시간 동안 작업할 수 있는 양) 세부시행안을 협의하는 데 참고하기 위해 노사가 공동으로 지난주 독일로 실태조사도 떠났다. 현대차 노사 대표로 구성된 ‘근무형태 변경 추진위원회’는 이달 중에 맨아워 세부시행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간연속2교대제란 주야간 맞교대로 돌아가며 근무하는 대신, 밤 12시를 넘기지 않는 주간에만 하루 2교대로 돌아가며 일하는 근무형태를 말한다. 현대차 노사는 2009년부터 주간연속2교대제를 도입하기로 2005년 합의했으나, 그동안 노조 집행부 사퇴 등의 진통을 겪으면서 시행 시기가 계속 늦춰져 왔다.

현대차 ‘근무형태 변경 추진위원회’의 자문위원 대표를 맡고 있는 박태주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고용노동연수원 교수는 “지금 현대차는 ‘깔딱고개’를 넘고 있다”며 “이달 중 생산량 보전 방안과 맨아워 산정 기준에 합의하면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조합원이 4만5000명에 이르는 현대차의 교대제 전환이 국내 자동차산업에 미칠 파장은 적지 않다. 부품업체인 두원정공이 주간2교대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현대차의 파급력에 견주긴 힘들다. 완성차업체인 르노삼성자동차도 주간2교대제를 시행중이긴 하나, 새벽 2시에 근무가 끝난다는 점에서 엄밀히 ‘야간근무’를 없앴다고 보긴 어렵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삶의 질 향상과 일자리 나누기 등 사회적인 함의도 크다. 유성기업 파업 사태 이후 현대차의 주간연속2교대제 논의에 다시 한번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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