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저축은행에 대한 검찰 수사 여파로 빚어진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이틀째 이어져 모두 900억원 가까운 예금이 빠져나갔다. 프라임저축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와 다른 저축은행을 통해 여유자금을 수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프라임저축은행은 9일 5개 지점 창구와 인터넷뱅킹을 통해 380억원의 예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예금 인출액이 평소에 2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큰 규모이지만, 전날 480억원의 예금이 인출됐던 것에 견주면 다소 줄어든 금액이다.
프라임은 서울에 5개 지점을 두고 있는데, 한 지점에서 하루에 예금인출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는 200~250명가량이다. 하지만 이날 오후 4시 현재 테크노마트점에는 예금을 빼려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대기 번호표만 2250장이 넘게 나갔고, 여의도점에서도 600장이 넘었다. 이에 따라 열흘 이상이 지나야 예금을 뺄 차례가 돌아오는 일부 고객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또 인터넷뱅킹에도 접속자가 몰리면서 예금을 인출하려던 일부 고객들이 거래 중단을 겪기도 했다.
이날 여의도점을 찾은 우동인(64·서울 용산구)씨는 25년 동안 구멍가게를 열어 모은 2000만원을 찾기 위해 영업장을 방문했다. 5시간을 기다려 예금을 인출한 우씨는 “부산저축은행을 보니, 정부를 믿을 수가 없어서 80만원 금리 손해를 보더라도 중도해지를 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저축은행중앙회 직원들이 각 지점에서 원리금 5000만원 이하 예금은 보호된다는 점을 들어 설득했지만, 예금자들의 불안을 달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프라임저축은행은 지점 창구에도 예금 인출자가 몰렸지만, 예금 인출액의 절반가량은 인터넷뱅킹을 통해 일어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프라임저축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에 긴급자금지원 절차를 문의하는 한편, 다른 저축은행에서 여유자금을 지원받는 크레디트라인 개설 검토에 나섰다. 김지훈 정세라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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