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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 ‘여유만만’ vs 엘지 ‘진퇴양난’

등록 2011-06-08 20:31수정 2011-06-08 20:34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자제 ‘엇갈린 선택’ 뒤
삼성, 대기업 등 신규영업 없이 계열사 매출 늘려도 충분

재벌기업들의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MRO) 사업과 관련해 삼성과 엘지의 처지가 사뭇 다른 것으로 드러나 화제가 되고 있다. 삼성은 양수겸장의 처지인데 비해, 엘지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몰려 있다는 것이다.

8일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삼성 계열사 및 1차 협력업체들은 소모성 자재 가운데 일부만을 엠아르오 계열사인 아이마켓코리아를 통해 조달받고 있다. 아이마켓코리아 쪽에서 보면, 삼성 계열사 및 1차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매출을 늘릴 기회가 아직 많이 남아있는 셈이다. 아이마켓코리아가 앞으로는 정부·공공기관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규 영업을 중단하고 삼성 계열사 및 1차 협력업체에만 소모성 자재를 공급하겠다고 ‘통 큰’ 결정을 내린 것도 이런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이에 비해 엘지 계열사와 1차 협력업체들은 소모성 자재를 대부분 서브원을 통해 조달받고 있다. 엘지의 한 계열사 임원은 “지주회사가 서브원 지분 100%를 갖고 있고, 구본무 회장이 서브원 대표이사인데 어느 계열사가 다른 채널로 자재를 구매하겠느냐”고 말했다. 따라서 서브원은 엘지 계열사와 협력업체 쪽에서는 추가 매출을 늘릴 기회를 얻기 힘든 형편이다. 소상공인들의 요구대로 정부·공공기관과 대기업 영업을 중단하면, 서브원의 매출은 대폭 줄 수밖에 없다. 엘지 관계자는 “소상공인 요구를 수용하는 순간 연간 매출이 3000억원 가량 줄고 다른 곳에서 보충하기도 어려워, 서브원은 대기업 대상 영업 중단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의 결정이 소상공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이마켓코리아가 정부·공공기관 및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규 영업을 중단하는 대신 삼성 계열사들이 그동안 소상공인들로부터 구매하던 물량을 아이마켓코리아로 돌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엠아르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계열사 물량을 늘려주는 것으로 아이마켓코리아와 이 업체의 소액주주들을 설득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엘지, 소상공인들 “14일까지 합의” ‘거부땐 엘지 불매운동’ 압박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등 중소 유통상인들로 구성된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 3일 사업조정을 통해 삼성·포스코·코오롱 계열 엠아르오사와 합의한 것에 다른 15개 대기업 엠아르오사도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사업조정 신청대상이었으나 합의를 거부한 엘지 서브원에 대해 “오는 14일까지 협의를 거부하면 엘지그룹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오는 15일엔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대기업 엠아르오사의 시장 철수를 촉구하는 대규모 항의집회를 연다.

유재근 비상대책위원장(한국산업용재협회 회장)은 “이번에 합의한 공구, 베어링과 달리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없는 골판지, 문구 등의 업종에 대해서도 제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에 관한 촉진법’상 대기업이 신규사업을 개시·확장한 시점으로부터 90일이 지나면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없게 돼있다. 비대위는 동반성장위에 진정서를 내어 현재 진행중인 제조업에 이어 유통분야에서도 중소기업 적합업종 심사를 하루빨리 시작해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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