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200%
상용 임금노동자 ‘2배 육박’
상용 임금노동자 ‘2배 육박’
자영업자가 임금 근로자에 견줘 가계부채에 훨씬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에 견줘 부채가 더 많아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탓이다. 이 때문에 금리가 오르거나 주택 값이 떨어질 경우 자영업자가 가계부채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영업 가구는 전체 가구의 27.7%이고, 이 가운데 69.5%가 부채를 떠안고 있다.
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이 분석한 ‘2010년 가계금융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말 자영업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8847만원, 부채는 6896만원으로 총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17.8%에 이르렀다. 자영업 가구의 부채 비중은 전체 가구 평균(15.6%)이나 매달 월급을 받는 상용임금근로자(15.5%)보다 2%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문제는 자영업 가구의 상환능력이 상용 임금근로자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의 지표로 삼는 가처분소득 대비 총부채 비율을 따져보면, 자영업 가구와 상용 임금근로자는 각각 199.5%와 114.4%인 것으로 나타났다. 빚을 지고 있는 자영업 가구만을 따졌을 경우 그 비율은 268.4%까지 치솟았다. 이는 상용 임금근로자(167.6%)는 물론 임시·일용근로자(162.1%)보다도 높은 수치다.
높은 부채 비중 탓에 자영업 가구의 저축률은 전체 평균치를 밑돌았다. 자영업 가구의 자산총액 대비 저축률은 12.8%로 상용 임금근로자(18%)나 임시·일용근로자(16.4%)보다 크게 낮았다. 부채보유가구의 저축률은 자영업이 11.8%였고, 상용 임금근로자는 16.2%, 임시·일용근로자는 13.4%였다.
한은 관계자는 “자영업자 대부분이 금융기관에서 빚을 내 창업하고, 업종이 음식점 등에 쏠리다 보니 열에 여덟은 적자를 본다” 며 “자영업자가 자칫 가계부채의 핵심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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