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GDP 비중 8.3→17.4%
“G7 추월 10년쯤 당겨질 듯
인플레이션·자산거품 위험”
“G7 추월 10년쯤 당겨질 듯
인플레이션·자산거품 위험”
2001년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브릭스’(BRICS)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영문 앞글자를 딴 약자로, 세계경제 중심이 미국, 유럽 등 기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을 담은 용어였다. 그로부터 10년, 브릭스는 애초 골드만삭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자산거품이 브릭스가 극복해야 할 새로운 장애물로 등장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브릭스의 성장과 한계, 전망을 담은 ‘브릭스 10년의 평가와 신브릭스의 등장’이라는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를 보면, 브릭스 4개 나라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8.3%(명목 기준)에서 2010년 17.4%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보고서는 또 “10년간 세계 지디피의 36.3%(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를 기여하는 등 골드만삭스의 2001년 예측보다 높은 경제성장을 기록했다”며 “지디피 총액이 주요 7개국(G7)을 추월하는 시점도 애초 예측했던 2039년에서 2027년으로 10년 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펴낸 보고서에서 브릭스가 2020년에는 세계 경제성장률의 49%(PPP)를 기여하고 세계 지디피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4월 중국에서 열린 제3차 브릭스 정상회의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참여하면서 ‘신브릭스’가 형성됐다. 신브릭스는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유럽 등 4개 대륙간 개발도상국 네트워크의 형성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 우리나라와 총교역에서 신브릭스 5개 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15.0%에서 2010년 31.2%로 두배 이상 커졌다.
브릭스의 성장은 세계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히는 ‘글로벌 불균형’(선진국의 무역적자와 신흥국의 무역흑자)을 완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브릭스 국가들의 소비·수입증가율이 각각 연평균 12.7%·17.9%에 이를 정도로, 내수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남남교역(신흥국간의 무역)이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90년 7%에서 2009년 17%로 증가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풍부한 국제 유동성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신흥국 인플레이션 압력 요인으로 작용해 경기 회복과 장기적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또 2009년 이후 국제유동성이 신흥국으로 유입돼 신흥국 자산거품이 형성돼 금융불안을 야기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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