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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부산저축 유상증자 과정 ‘희한한 거래’

등록 2011-06-06 20:14

포스텍·삼성꿈장학재단서 1천억 투자 석달전
장인환 “최대 1천억 투자 가능” 의향서 써줘
91억 투자한 아시아신탁은 26억 지분 되팔아
결국 KTB자산운용 자회사가 손실금 떠맡아
부산저축은행과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이 관여한 아시아신탁, 그리고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를 도운 케이티비(KTB)자산운용 사이의 관계에 갈수록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부산저축은행의 유상증자 전후에 이들 사이에 이뤄진 거래관계에 미심쩍은 대목이 한두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핵심엔 “나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케이티비자산운용 장인환 대표가 있다. 장 대표는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이 각각 500억원씩을 투자해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하도록 주도했다. 장 대표는 삼성꿈장학재단 기금관리위원과 포스텍 기금운영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두 재단의 투자는 장 대표가 지난해 4월 말 사모펀드 조성을 제안한 지 두달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장 대표는 두 재단의 투자결정이 있기 3개월 전에 부산저축은행에 최대 1000억원을 투자할 수 있다는 내용의 투자의향서를 써주기도 했다.

삼성꿈장학재단 관계자는 “이전에도 장 대표가 기금운용을 맡았는데 수익률이 높았고 금감원에서도 자본확충만 되면 재무건정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밝혀 이를 믿고 투자하게 됐다”고 밝혔다.

포스텍 관계자도 “장 대표가 지난해 4월 말 기금운용자문위원이 된 직후 투자권유를 했고, 이 과정에서 삼성꿈장학재단과도 협의가 이뤄졌다”며 “돌이켜보면 장 대표가 부산저축은행의 부실을 알고서도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재단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장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로 결정했다. 또 이구택 포스텍 이사장은 투자실패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올해 3월 자리에서 물러났고, 당시 이사회 일원이었던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이사장직을 이어받았다.

케이티비자산운용과 아시아신탁과의 복잡한 거래도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에 91억원을 투자했던 아시아신탁은 3개월 만에 26억원어치의 주식을 매각했다. 이를 사들인 회사가 케이티비자산운용의 자회사인 글로벌리스앤캐피탈이다. 지난해 9월 부산저축은행 위기설이 파다한 상황에서, 글로벌리스앤캐피탈은 아시아신탁이 매입한 취득원가(25억842만원)보다 더 많은 25억8508만원을 들여 부산저축은행 주식을 사들였다.

결국 장 대표는 부산저축은행의 유상증자를 주도하면서 이 은행이 기사회생할 수 있게 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아시아신탁의 손실까지 떠안는 역할을 한 셈이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가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친 상황이어서 추가부실은 없을 것으로 봤고 증자를 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해 들어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부산저축은행 검사를 둘러싼 금융당국의 미심쩍은 행태까지 겹치면서 더 힘있는 세력이 물밑에서 움직였을 거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해 2월22일 감사원이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에 요청하면서 시작된 5개 저축은행에 대한 검사는 한달 만에 마무리됐지만 부산저축은행만은 검사 기간이 연장되면서 6월29일까지 거의 석달 동안 검사가 진행됐다. 그 사이 부산저축은행은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적기시정조치를 피해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봐주기’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재명 정세라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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