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재건축에 학군 수요까지 겹쳐
서울지역 3주만에 오름세로
서울지역 3주만에 오름세로
이사철이 끝나며 잠시 안정세를 보이던 서울지역 전세시장이 봄철 전셋값 폭등에 영향받은 여름방학 학군 수요와 재건축 아파트의 하반기 이주 소식에 다시 불안한 징후를 보이고 있다.
31일 케이비(KB)국민은행의 아파트 전세시장 동향 조사결과를 보면, 5월 둘째 주와 셋째 주에 걸쳐 2주 연속 변동이 없던 서울지역 전셋값이 지난 주(23일 기준) 다시 0.1%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국 전셋값은 0.2% 상승해 2009년 3월 이후 110주째 오름세를 계속했다.
문제는 하반기 재건축 수요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 조사 결과, 보상 및 이주가 시작되는 ‘관리처분인가’의 직전 단계인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서울 시내 재건축·재개발·도시환경정비 조합은 모두 70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올해 하반기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곧바로 이주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어 주변 지역에서 전세 품귀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
재개발이 가장 임박한 곳은 1446가구에 이르는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다. 청실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23일 관리처분계획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곧 담당 강남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 인가를 받을 계획이어서 인근 지역의 전세난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 3월 3억2000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인근 은마아파트 115㎡ 전셋값이 최근 3억7000만∼4억원대로 호가가 올랐다. 2500가구 규모의 강동구 고덕동 고덕시영아파트 재건축과 총 6600가구가 사는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사업까지 급물살을 타면 서울 동남권 전셋값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
현재 전·월세 상한제와 재개발·재건축 사업 인가 시점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아직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국토해양부 고위 관계자는 “일부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들썩일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